SK텔레콤 대학생 자원봉사단 써니의 블로그 기자단이 준비한 '12월 써니의 시선'은 대학생활에서 잊혀져가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돌아봅니다.
과거의 대학생활과 현재의 대학생활, 무엇이 달라졌고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비교해보며 간직 해야할 유산과 추억해야할 낭만에 대해서 찾아보며 그와 함께 의미있는 현재의 대학문화를 살펴봅니다.

1. 쿨해진 인간관계, 따뜻했던 시절을 기억하다.
2. 다방 머그잔 무게만큼의 이야기는 어디로 사라진걸까?




핸드폰, 문자메시지, 미니홈피, 블로그까지. 2009년을 살아가는 우리 삶의 소통을 대변해 주는 것들이죠. 대면적인 접촉보다는 비대면적인 교류가 오히려 익숙한 우리, 많은 관계들이 소위 말해 쿨해져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세태를 진정 쿨하다 할 수 있을까요? 쿨함이 대세인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를 반성해보기 위해 스마일써니가 80년대의 대학생과 2009년의 대학생 간의 가상대화를  구성해 보았습니다.


# 영구와 팔구, 사랑을 이야기 하다

[아래의 이야기는 2009년의 대학생 '영구'와 1989년의 대학생 '팔구'가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눈다는 설정하에 구성한 가상의 기사입니다]

영구: 안녕! 난 써니대학교에 다니는 영구라고해!
팔구: 응. 안녕. 난 스마일대학교에 다니는 팔구야. 이렇게 만나게 되서 반갑다.

영구: 그래 그래. 20년 전의 대학생을 만나다니 믿겨지질 않아. 그 때는 우리 엄마, 아빠가 대학생이던 시절인데.
팔구: 그러게. 89년에서 20년 후면 나도 아마 결혼해서 너만한 아이가 있을 것 같아. 근데 너 무슨 고민있니? 아까부터 계속 한숨을 쉬더라.

영구: 응..휴..사실 나 요즘 여자친구와 사이가 안좋거든..며칠 전에 다투고 나서 하루에도 문자를 수 십통씩 보냈는데 아무 답이 없네. 싸이도 닫고 이메일에도 답장도 없고 말야. 무슨 일이 있거나 내가 정말 싫어져서 그런게 아닐까? 너무 걱정이 돼.

팔구: 문자? 싸이? 너가 말하는게 무엇인지 하나도 모르겠는걸?

영구: 아, 하긴. 20년 전엔 그런게 전혀 없었겠구나. 문자는 무선전화를 이용해 단문의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것이고, 싸이는 컴퓨터 상에서 나를 표현하는 가상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돼.


팔구: 그렇니? 우와. 20년 후에 세상은 정말 많이 변하는 구나. 글쎄. 내가 자세한 건 잘 모르겠지만 말야. 내 경험으로는 시간을 두고 좀 기다려보는게 좋을 것 같아. 나도 남자친구와 문제 있을 때가 있었는데, 우린 너희처럼 무선전화가 없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 목소리 듣기도 힘들었거든.
겨우 집전화 번호를 알아내서 전화를 해도 집에 없으면 통화를 할 수가 없으니까. 그게 고통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연락을 기다리면서 내가 부족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하다 보니서로를 좀 더 이해하게 되더라. 너가 그녀를 믿는다면 그녀에게 시간을 줘봐.


영구: 네 말을 듣고 보니 그녀를 괜히 더 자극하지 말고 침착하게 기다리는 게 나을 것 같다. 아, 그런데 너랑 남자친구는 데이트하러 주로 어딜 가고 무엇을 하니? 20년 전엔 어땠는지 궁금하다. 나 같은 경우엔 대형커피체인점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함께 대화하고 인터넷을 즐기거나, 영화관에서 새로 개봉한 영화를 보거나 하는 것이 대부분이거든. 근데 사실 요즘에 둘 다 학점관리에, 아르바이트에 완전 바빠서 얼굴도 잘 못본 것 같아.

                                                          http://imagesearch.naver.com/detail/frame_top_091104.html

팔구: 미래를 위한 준비로 바쁜 건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나봐. 그리고 우리세대는 일단 휴대전화가 따로 없기 때문에 보통 시간을 정하고 서울역이나 영등포역과 같은 큰 역의 시계탑 앞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아. 그리고 주로 빵집이나 다방에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도 있었고, 때론 기분을 내어 남산의 케이블카를 타거나 덕수궁이나 식물원을 찾아 시간을 즐기는 편이야.

영구; 그렇구나. 그런데 팔구야. 큭큭. 웃어서 미안한데, 네 이름 여자치곤 좀 웃긴 것 같아. 누가 지어주신 거야?

# 영구와 팔구, 가족을 이야기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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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구: 아, 내 이름 조금 촌스럽고 남자 같지? 내가 위로 언니만 7명이거든. 내가 태어났을 때 우리 할머니께서 대 끊기겠다고 걱정하시다가 손주 한번 보자고 용하다는 무당을 찾아가셨대. 그래서 그 무당이 여덟번째 태어나는 여자아이 이름을 팔구로 지으면 아홉번째는 남자아이가 태어날거라고 해서 날 팔구로 지으셨데.

영구: 지금은 그래도 그때보다 남아 선호사상이 그렇게 심하진 않은편인데, 이름이 촌스럽다고 개명하는 여자아이들도 많고 말야. 너 꽤나 속상했겠다.

팔구: 응. 조금 그렇긴 했어. 무당 말이 맞았는지 아닌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드디어 우리 집에도 사내아이 울음소리가 들리게 되었어. 내 밑으로 남동생이 생긴거지. 할머니께서 얼마나 이뻐하시는지 어린 시절엔 많이 서운하기도 하고 동생이 밉기도 했었지. 명절에는 동생 세뱃돈을 훨씬 많이 주시고 "어이구, 우리 강아지. 이쁘기도 하지."하시면서 어찌나 사랑해주시던지.

영구: 아, 나 명절에 세뱃돈 받아 본 기억도 까마득한데..요즘 명절은 너무 쓸쓸해. 다들 집에서 가족들이랑 명절을 휴일인 것 처럼 생각하고 고향에도 안 내려가고 집에서 푹 쉬거나 영화를 보러가고 그래. 내 친구 가족중에는 아예 명절 때 해외에 나가는 경우도 있어. 내가 어린 시절,  그러니까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살아계셨을 때는 부모님과 함께 시골에 내려가서 친척들 보고 참 좋았는데 요즘엔 잘 그지 못하는 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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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netpen&folder=20&list_id=8518837

팔구: 그래? 그렇게 변해가는건 좀 의외네. 우린 명절 전에 어찌나 바쁜지 몰라. 온 동네가 전 부치는 기름 냄새로 진동을 하는걸. 쌀 빻아서 떡 만들러 방앗간에 가기도 하구 친척들끼리 모여서 음식도 같이 만들고, 못다한 이야기도 하고 반가운 얼굴도 봐서 참 좋아. 명절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고향에서 난 곡식이며 명절 음식 같은 걸 바리바리 싸서 들려주고, 잘 가라고 안보일 때까지 손 흔들면서 뒷모습 바라볼 때의 그 느낌, 너는 잘 모르겠구나. 영구 네가 살고 있는 시기보다 먹고 살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가족친지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마음의 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에 명절이 되면 참 행복해.

영구: 듣고 보니 20여년전의 명절이 지금보다 오히려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 요즘엔 현실이 너무 어려워서 그런지, 친척들끼리 모여도 별다른 대화가 없어. 어른들은 티비 속 드라마 이야기를 하고, 아이들은 컴퓨터 앞에 모여 앉아 게임이나 인터넷을 하면서 간간히 대화를 하곤 하지. 한자리에 겨우 모여앉게 되어도 "취직은 했니?', "결혼은 언제하니?" 이런 질문들을 하시니깐, 뭐라고 해야하나. 뒤돌아서 한숨이 나오게 되고 명절이 다가오면 그런 질문들에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그것부터 걱정되게 돼. 그래선지 명절이 더욱더 재미없게 느껴졌던 것 같아. 이번 설날에는 평소처럼 무의미하게 보내는 게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 묘소도 찾아뵙고 친척들과 따듯한 대화도 나누면서 의미있는 명절을 보내도록 해봐야겠어.

# 영구와 팔구, 동료를 이야기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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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구: 이렇게 너랑 이야기하다보니 20년 후의 이십대들도 여전히 고민이 많네. 이런 이야기 친구들이랑도 자주 하지? 미래에 대해서, 국가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이십대가 아니라면 나눌 수 없는 고민들이 분명 있잖아? 난 친구들하고 둘러앉아 막걸리를 마시면서 정권의 정당성에 대해 토론하고, 그러다 통기타를 치면서 함께 노래 부르던 그런 때가 가장 좋아. 물론 걱정거리가 더 늘어나기도 하지만.  

영구: 글쎄 요즘은 그런 진지한 대화를 나눌만한 ‘친구’를 갖기가 정말 어려운 현실이야. 방학이되면 다들 자기만의 목표로 살기 바빠 얼굴 볼 시간조차 잘 없고, 요즘은 학교에서 만나도 모두들 취업 얘기 뿐인걸. 진지한 인생 이야기? 지금의 우리세대에겐 참 쉽지 않은 일인것 같아. 안그래도 취업 때문에 어깨가 버거운데 친구들과 만나서까지 무거운 이야기는 굳이 하고 싶지 않게 되고..

팔구: 정말 안타깝구나. 아무리 현실이 어렵다고 해도 관계의 여유까지 버려서는 안되는 것 같아.  친구들끼리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철학적인 이야기를 나눌 시간조차 잘 없다니 말야. 우리 때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불씨가 다 꺼질때까지 고민을 토로하곤 했던 게 다반사였는데. 대화라는 건 관계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인데..  그러니 진정한 '친구'가 되기 힘들지. 난 과,동아리 사람들과는 가족과도 같다고 느껴. 경조사가 있을 때면 내 일처럼 달려가게 돼,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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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가끔은 나도 정말 외롭고 스스로가 안타깝다고 느끼곤 하지. 하지만 눈 앞이 캄캄하고 그건 친구들도 나도 마찬가지니까 서로에게 걱정거리를 더 안기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어. 서로 가볍게 가볍게. 술잔 넘기듯 대화도 삼켜버려.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해서인가 사실 ‘이 사람과는 끝까지 가야겠다’ 느끼는 사람도 별로 없는 것 같아.

팔구: 다른 사람에게 자기를 표현하고 같이 의견을 나누고자하는건 당연한 욕구인데. 너희는 그런 걸 어떻게 푸니? 정말 답답하겠다. 
                                                                                
                                                                                   : dory.kr/category/끄적끄적?page=4]

영구: 흠.. 그래서 미니홈피나 메신저라는 가상의 공간을 통해 나를 토로하기도 해. 인터넷이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을 직접만나서 소통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 연애도, 가족관계도, 선후배와 동기들까지, 지금의 우리들은 이러저런 이유로 소중히 생각해야할 인간관계들을 너무 쿨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게 아닐지 모르겠어. 실은 많이 외롭고 힘든데도 말이야.

# 따듯했던 사람, 시간, 추억을 생각하며

지금까지 80년대의 대학생 팔구와 2009년의 대학생 영구가 나누는 가상의 대화를 통해, 20년이라는 세월 속에서의 관계들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들을 생각해보았는데요.  서로를 이어주는 거리와 시간이 줄었다고 해서 소통의 간격도 반드시 줄어든 것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12월,

당신에게 따듯했던 사람과 시간들을 기억하는 순간순간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김서영(sy2hoyo@naver.com), 김주원(tedkim31@naver.com) , 정지현 (bg1029@naver.com)
From 써니블로그 에디터그룹 스마일써니 http://blog.besunny.com

Posted by Te:D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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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따뜻한시절
    2009/12/23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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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은 많이 외로운데 말이야<- 공감 꾸욱 합니다
  2. 비타민
    2009/12/2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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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쿨한게 정말 쿨한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