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코앞으로 다가온 4학년-
사실상 나는 별로 취업걱정이 안 되어도 부모님이- 친구들이- 불안해하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니,
나까지 덩달아 우울해지곤 한다.

게다가 '성실성'을 판단하기 위해 기업이 본다는 '학점' - 내 학점을 보니 정말 성실치 못하다.
앞으로 남은 2학기동안 '공부의 신'이 되지 않는 이상,
기업이 원하는... 아니, 1차 서류에서 필터링 되지 않을 최소 '학점'을 만들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인사담당자들이 말한대로 '대학시절 성실함을 보기 위해 학점을 본다면' 난 정말 너무 억울하다.
왜냐하면, 나의 학점은 나의 성실함을 눈꼽만큼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저는 1달 전부터 빡쎄게 시험 대비 공부를 합니다. "
나의 전공은 영어영문학과 ! 복수전공은 경영학과이다.
딱 들으면 느낌이 팍 오듯이, 대부분의 학생들이 복수전공 혹은 부전공으로 이수하는 인기 학과이다.
이에 대부분의 전공 수업은 정원이 60명이며,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20명인 과목은 없다.
모든 과목은 상대평가로 진행되고, 학교 내에서도 복수-부전공을 하기 힘든 학과인 만큼 열기도 뜨겁고
여대의 특성상 시험기간만 되면 다들 얌체가 되며, 해당 과목에 대해 석박사 수준의 깊이 있는 공부를 하지 않는 한 전공에서 A0 받기도 힘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난 시험 1달 전부터 시험 공부를 시작한다.
영문학과 특성상 매 시간마다 퀴즈가 있고, 경영학과 특성상 매 시간마다 발표와 토론과제가 있다.
1달 전부터 시험 공부를 시작하긴 하지만, 매번 내일 당장 있는 중요한 퀴즈-발표-과제 때문에 시험 공부에만 올인하기 힘들지만, 비중이 작은 쪽지시험에도 소홀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또한 공부를 하지 않은 채 영향력이 없다는 게 공공연한 시험에도 응해본 적이 없다.
그렇게 한 바탕 과제 폭풍우가 몰아치고 나면 시험 공부에만 올인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주일도 남지 않는다.
당연히 그 남은 1주일동안, 과자와 김밥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어 열심히 공부한다.
하지만, 역시나 성적뜬 걸 확인해보면 B+
내가 유일하게 전공에서 A+ 받은 과목은, 관련 서적을 무려 10권이나 쌓아놓고 뒤적거려가며 공부한 과목이다.

이렇게 6학기를 보냈건만, 내 성적은 3.5이다.


" 제 친구는 1주일 전부터 설렁설렁 시험 대비 공부를 합니다. "
내 친구의 전공은 불어불문학과! 복수전공은 산업디자인학과이다.
영어영문학과와 경영학과에 비해, 수강하는 학생들의 수가 적다.
수강하는 학생수가 적으니,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20명인 정원이 과목이 대부분이다.

물론 불어불문학과와 산업디자인학과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눈꼽만큼도 없다.
어느 학과가 좋고 나쁘다를 말하고 있는게 아니라, 학과에 따라 어떤 학과는 상대평가만... 어떤 학과는 절대평가만 있어서 학점 받기가 덜 수월하고- 더 수월하다는 걸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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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는 딱 필요한 만큼만, 그리고 수업에서 딱 배운 만큼만, 교수님께서 딱 요구하는 만큼만 공부한다.
물론 내 친구도 퀴즈-발표-과제에 치여살긴 마찬가지이지만,
한바탕 과제 폭풍우가 지나고 나서 진짜 시험공부를 해야할 시간이 오면,
'공부한다.'기 보다는 '눈에 바른다.'는 느낌이 더 강해보인다.
시험 하루 전날에도 남자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와서 소화가 안된다며 인터넷쇼핑을 하고,
수업시간에 열심히 들었으니 한 번 읽어보는 정도로만 공부하면 된다고 한다.

정원이 20명이기 때문에 절대평가여서 어느정도 평균만 유지하면 A+이 나온다는 것이다.
교수님과도 친분도 있고 하니, 죽어라 안 해도 A+ 받기 쉽다는 것이다.

이렇게 6학기를 보낸, 내 친구의 성적은 4.2이다.


" 누가 더 성실한가? 학점이 성실함을 반영해주는가? "

사실 내 친구는 지난 6학기동안 늘상 시험기간이 채 되기도 전부터 초췌해진 나를 보며
'너네 과는 왜그런다니, 불쌍하다.'라고 늘 말한다.
그동안은 어차피 학과도 다르고 - 내 전공은 내가 좋아서 선택한 것이니깐 학점과 상관없이 열심히 했으니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나와 내 친구는 모두 똑같이 4학년이 되어 회사의 입사원서를 쓰게 되니 뭔가 아니다 싶다.
입사원서에는 학점을 쓰는 란이 있고 학점은 대학 시절 '성실성'을 판단하기 위해 쓰는 것이라지만, 이건 누가 봐도 내 친구보다 내가 훨씬 더 학과 공부에 있어 성실하다.
하지만 전공의 특성 상, 모두 상대평가로 학점이 평가되어지니-
절대평가로 평가되어지는 내 친구보다 내가 더 성실했더라도 학점은 훨씬 낮다.


그동안은 억울하지 않았는데, 나도 어쩔 수 없이 4학년이 되어 입사원서를 써야하게 되니-
학점으로 필터링될 걸 생각하니 뭔가 답답하고 아니다싶다.
왜냐하면 난 학점이 낮으니 필터링될 것이고, 인사담당자들에겐 학점에 의해 '공부 안하고 놀았구나'라는 인상을 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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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인사담당자들에게 고함 !
수강한 과목이 절대/상대 평가였는지까지 구분해서 인재를 선발해 달라고까진 하진 않을테니,
학교의 특성에 따라(여대는 학점따기 훨씬 더 어렵다)
전공에 따라(영문/경영/경제학과 같은 학과는 수강생들이 많아 절대평가가 아예 존재하지 않아 학점따기 훨씬 어렵다) 성실은 했으나 학점이 낮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존재한다는 걸 알고, 단순 필터링으로 걸러내지 말았음 한다.

또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상대평가를 받는데, 왜 인사담당자들은 소위 '스펙'으로 대변될 수 있는 기준들로 절대평가하여 인재들을 거르시는지-
구직자들에겐 다양한 시각을 원하면서, 왜 인사담당자들은 학점이 낮으면 '놀았구나'라는 단편적인 시각으로 우릴 채점하시는지-

아무리 유명 기업 설문조사 결과
'점수보다 인성-면접 중시' '스펙이 취업을 좌우하던 시대는 갔다'고 기사는 나오지만, 구직자들은 잘 알고 있다. 그건 특성 전문 분야 해당사항이며 일자리난이 해결되지 않는 한, 구직자들은 작은 스펙에도 연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사담당자들에게 고함 !
학점은 '성실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없다.
상대평가에 피보는 학생들이 수두룩이며, 애정이 과하신 교수님들은 학점을 뿌리기도 하시니-
다양한 시각으로- 준비된 인재들을 놓치지 말길 !


*관련 컨텐츠 : 인사담당자들에게 고함 ! # 2. 왜 직무 관련 스펙만 보시나요?

Posted by 양유진(soya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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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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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irism
    2010/01/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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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ㅠ_ㅠ
  2. Super tramp
    2010/01/26 20:49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진짜 동감되네요T-T 에휴... 저도 여대다니고... 학생수도 엄청 많은 과여서 학점따기 너무너무 어려워요!!!!!!!!!!
    제발 인사담당자들이 이 컨텐츠를 봐주기를...............!!!!!!!!
  3. 으헉..
    2010/01/26 21:55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백만번 동감입니다..ㅠㅠㅠ 과정은 생략하고 오로지 결과! A+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222
  4. 낙천적실천가
    2010/02/04 05:47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절대공감...무지 공감가는 내용이에요 ㅜㅜ
  5. jimmy Song
    2010/03/07 13:03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회사에서 인사담당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스펙을 우선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객관적인 데이터이지만 님의 말씀처럼 주관적 관점에서 교수님과의 친분에 따라 A+을 받는 것도 실력이라 할 수 있지요.
    예를 들어 친구분이 교수님과 연구실에서 관계를 다져나감으로 따게 된 A+이라는 점수를 왜 님은 할 수 없었을까요?
    따라서 회사에서는 A+을 단순한 공부만의 성실성으로 보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에서 관련학과의 고학점자를 선택하는 이유는 성적은 본인의 임무에 대해 충실히 한 결과물이며, 번외 인간관계를
    잘 만들었다는 증거인 셈이죠. 만약 회사에서 산학연계의 업무가 필요 시 교수님과의 연계가 잘 된 친구는 회사의 이익에
    기여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Line이 형성되어 있는 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A+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보다는 왜 난 A+을 가질 수 있는 기회비용을 어디에 투자했는가를 곰곰히 생각해 보셨음 합니다.
    • 2010/03/07 21:20
      댓글 주소 수정/삭제
      제가 하려던 말이 잘못 이해된 것 같네요.
      아니면 제가 오해살 정도로 표현했던가요.

      제가 하려던 말은, 제 친구의 학점이 좋은 이유는-
      교수님과의 친분때문이 아니라 (이건 부가적인것이고)
      절대평가가 인정되는 20명 정원이 수업이 대다수인 학과이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정원이 비교되는 사진을 찍어 올렸구요.

      A+이라는 성적을 '교수님과 연구실에서 관계를 다져나감으로 따게 된 점수'라고 표현한 적은 없구요.
      제가 A+을 못 딴 이유가 '교수님과 친하지 않기 때문'도 아닙니다.
      만약 '교수님과의 친분'으로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다면, 그 친구보다는 제가 더 A+이 많았을테구요... 거의 모든 과목이 A+이 나와야 맞는거 같네요.

      성적이 '본인의 임무에 대해 충실히 한 결과물'이고 '번외인간관계를 잘 만들었다는 증거'라면...복수전공,부전공자가 많아 대부분의 정원이 60명이상인 학과에서 여기저기 치여가며 졸업한 학생과, '절대평가'가 대부분인 학과에서 그나마 덜 치여가며 졸업한 학생의 '성적'은 무엇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요?

      다시 정리해보면, 오로지 제가 이 컨텐츠에서 논하고 싶은 바는 '교수님과의 친분'이 아닌, '절대-상대평가'이구요.
      아무쪼록 이 컨텐츠를 읽는 다른 분들에게는, 힌트가 될 수 있는 댓글이니 감사합니다.
  6. 으악
    2010/03/07 23:42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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