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방송된 MBC 일일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서운대' 황정음이 드디어 취직을 했다.
첫 출근에 모두들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황정음도 '화이팅'을 외치며 첫 출근에 임했다.
하지만, 황정음이 영어 교육 관련 회사인 줄 알고 간 곳은 영어 교재를 판매하는 일종의 피라미드식 회사였고, 회사 매출실적을 요구하며 폭력까지 휘둘렀다.
우연히 이를 본 황정음의 남자친구인 이지훈은 "이런 쓰레기 같은 회사를 다닌다고 좋아했냐, 당장 그만두라"며 소리친다.
이에 황정음은 "수많은 건물 중 내 자리를 준 첫 직장이다. 내가 취직할 수 있는 곳은 이런데 뿐이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제 4학년이 되는 나는 이 장면을 보며 안 울래야 안 울 수가 없었다. 지금 내가 가진 스펙으로는 이런 곳밖에 취직할 수 없다는 황정음의 말은 내 스펙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했다.
"아무리 스펙이 많아도, 직무 관련 스펙만 봅니다."
요즘 인사담당자들 인터뷰를 한 글을 보면 모두들 하나같이 같은 말을 한다.
직무관련스펙 ! 이건 즉, 이미 그 직무를 경험해본 사람을 뽑겠다는 말인데...
경영학과 교수님들은 내게 늘 기업은 전문가를 바라는 게 아니라 열정이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했는데...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
"대학생들의 참여프로그램을 참여해보면..."
많은 기업들이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 만들기에 애를 쓰고 있다. 프로그램 설명을 가만히 보면 그 프로그램을 통해 기획력-창의력-협동력 등등 기업에서 필요한 모든 걸 다 기를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 여기서 직무관련스펙을 조금이나마 얻을 수 있을꺼야!'
이에 잔뜩 기대를 하고 지원한 후, 회사입사면접 뺨치게 경쟁적인 서류전형-면접전형을 뚫고서야 해당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요즘엔 미션수행과 블로그점수까지... 더 요구하는게 많아졌더라)
딱히 내가 취업을 원하는 직무 관련 타이틀이 걸린 프로그램은 아니였지만, (그런 프로그램이 따로 있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래도 어렵게 참여하게 되었으니 여기서 기획력-창의력-협동력 몽땅 얻어가자라는 마음으로 처음 시작한다.
하지만 정작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면, 아무리 내가 열심히 하고 성실히 임한다고 해도 맨 처음 프로그램 설명에서 본 기획력-창의력-협동력 등을 기르긴 아주 어렵다.
그나마 대기업에서 진행한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이기에, 또 '경영'이라는 넓은 범주 안에 들어가는 활동이기에- 역시 이력서 한 줄만 얻었지 딱히 배운 게 없다.
"취업 특강에 참여해보면..."
교내에서 한다는 특강은 100% 참석, 타학교에서도 내가 원하는 특강을 하면 만사 제쳐두고 달려가곤 했던 내가 그 수많은 특강에서 들은 공통적인 말은 '다양한 경험을 닥치는 대로 해보라는 것'이었다.
'맞아!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던데.'
특강 강사님의 말을 따라 신입생 때부터 단 한 학기도 '학점 따기'로만 보내지 않았다. 그게 봉사활동이든, 교내 도서관 인턴활동이든, 대학생 참여프로그램 활동이든, 꼭 무엇인가를 함께 병행했다.
왜냐하면, 대학생이 된 후, 내가 하고 싶은 경험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학점 따기'로만 시간을 보냈다가는 내가 원하는 대학생활을 못 하기 때문이다.
이에 모든 활동에서 내가 처음 바라던 걸 얻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안 한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만족감은 얻긴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 해보면 특강 강사님이 말한 '다양한 경험'은 '해당 직무 관련 경험'이 아니였나 싶다. 어린 마음에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 '다양한 경험=대학생 때만 해볼 수 있는 경험'으로 해석해서 인사담당자들이 원하는 그런 스펙은 미흡하다.
"하지만, 봉사활동은 분명 내게..."
많은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들 중, 봉사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딱히 봉사에 뜻을 두고 시작한 건 아니고, 함께 땀흘리며 봉사하다가 마음 맞는 사람이 진짜 마음이 통하는 사람일 거란 막연한 생각 때문이었다. 또 대학생 때야말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적기가 아닌 가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가서 봉사만 하면 되는' 활동으로 생각했었는데, 봉사활동에서야말로 내가 기르고 싶었던 기획력-창의력-협동력을 기를 수 있었다. 먼저 협동력은 당연 봉사활동을 하면서 길러지는 것이다. 기획력은 '주어진 봉사'를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봉사, 하고 싶은 봉사, 그래서 잘 할 수 있는 봉사'를 참여한 대학생이 스스로 짜고 실행에 옮기기 때문에 저절로 기를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창의력은 기존에 '봉사'하면 떠오르는 봉사가 아닌, 새로운 봉사를 찾고 만들기 때문에 기를 수 있었다.
또 봉사활동을 통해, 그동안 타 프로그램에서 찾을 수 없었던 마음이 통하는 진정성 있는 인적네트워크와 사람을 위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었다.
봉사활동을 해 본 사람은 누구나 이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각자의 특이한 경험이 더해져 하나의 이야기로 묶인다면,
비록 봉사활동은 해당 직무 관련 스펙은 아니더라도, 그 모든 걸 아울러 포함할 수 있는 스펙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 기업에서 보는 스펙은.........................그리고 봉사활동 경력입니다."
인사담당자들이 우리 기업에서 보는 스펙에 대해 얘기할 때, 봉사활동은 맨 마지막이거나 아예 언급되지 않는다.
왜? 봉사활동경험이 전혀 없더라도 스펙만 좋으면 된다는 건가?
많은 기업들은 사회공헌하는 모습을 통해 기업의 위상을 높이려 연초-연말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해당 직무 관련 스펙은 많지만, 봉사 한 번 안 해본 신입사원들이 억지 웃음을 띄우며 사회 공헌팀이 짠 스케쥴대로 움직이다가 그 억지 미소가 혹시 기자 카메라에 찍혀 싸이월드 뉴스에 올라가기라도 하면... 연초-연말에만 반짝 하는 활동임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기 때문에 그 베플은 누가 책임질 것이며 - 막대한 투자를 해서 좋든 싫든 하고 있는데 오히려 안 좋은 결과만 생긴다면 -
이런 짧은 봉사도, 봉사를 해 본 사람이 진짜 마음이 움직이는 봉사를 하는 법 !
장차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요즘 핫 이슈인 사회적 기업 이미지 구축을 위해서라도 봉사 경력이 많은 구직자에게 눈길 한 번 더 주는게 옳을 듯 싶다.
단순한 봉사활동을 한 게 아니라, 그 봉사를 통해 다른 대기업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보다 훨씬 많은 걸 얻었을테고, 봉사경력같은 스펙을 안 보고 해당 직무 관련 스펙만 본다는 건- 사람의 됨됨이보다 애초에 다 큰 전문가를 뽑겠다는 말로 들리니...
인사담당자들에게 고함 !
내가 바라던 바를 못 이뤘다고 해서, 지금까지 내가 참여한 프로그램들을 '시간낭비'로 여기지 않는다.
그 크기가 작았을 뿐이고, 그 색이 달랐을 뿐이지 깨달음과 교훈 없는 스펙은 없기 때문이다.
'넌 이 스펙이 없으니 안돼!'라고 단칼에 필터링을 하기 보단,
꼭 해당 직무 관련 스펙이 아니더라도 그 스펙들이 얼마나 참여하기 힘든 활동이었고 뭘 했는지를 부각시키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뭘 배웠고 이를 통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똑부러지게 말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관련 컨텐츠 : 인사담당자들에게 고함 ! # 1. 내 친구 학점이 좋은 이유
Posted by 양유진(soya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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