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려 보았다.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되면 담임선생님께서는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챙겨오라고 하셨다.
그리곤 스케치북 한 장에 미래의 나의 모습을 그려보라고 하셨다.
내가 직접 그린 나의 미래의 모습은 어김없이 교실 뒤편 초록색 큰 칠판에 전시되었다.
(출처-http://blog.naver.com/mhj7802?Redirect=Log&logNo=60068657771)
그 시절을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꿈은 모회사의 아이스크림 수만큼 이나 다양했다.
의사, 선생님, 운동선수, 소방관, 경찰관부터 시작해서
슈퍼맨, 배트맨, 마징가Z, 엄마와 아빠 까지.. 심지어 내가 속한 반에는 현모양처도 있었다.
(초등학생이 현모양처의 뜻을 알고 있을지 의문이 들긴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스케치북에 직접 그림을 그리던 방법에서
자기소개서 종이에 적어내기 그리고 담임선생님과 하는 상담 속에서 내뱉기로
자신의 미래를 표현해 내는 이 관습은 방법만 달랐지 고등학교 때까지 이어져왔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된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관습만 달라진 것이 아니었다.
멋있어 보여서 되고 싶었던 배트맨, 사람들이 영웅이라 부르던 슈퍼맨들이
어느 순간 망토와 블랙을 벗어던지고 대기업 회사원으로 모두 변해버린 것이다.
그 시절 우리가 꿈꿔왔던 모습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버린 것이다.
혹시 물감으로 한 면을 그리고 다른 한 면으로 그 부분을 찍어내면 똑같은 모양이 나오는
예술작품의 한 종류인 데칼코마니를 혹시 아는가?
'데칼코마니 인생', 어느새 우리의 꿈들도 누가 한 면을 정해놓고
찍어내는 것처럼 모두 같아지고 있다. 모두 개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개성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 대학생들은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그리고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는 변명으로
자신을 포장하며 실종된 슈퍼맨과 배트맨을 찾으려 조차 하지 않는다.
그놈의 숫자들....자격증 수와 토익점수 그리고 학점에 목을 매고,
이력서에 채울 스펙을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홍길동처럼 뛰어다니며
우리 대학생들이 얻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왜 우린 다 같은 꿈을 꾸며 그 꿈을 향해 그들과 똑같은 인생루트를 짜는 걸까?
대학생은 그저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행동했던 초중고를 지난 최상위의 학생이고,
사회로 나가기 전 마지막 관문으로 엄격한 사회의 룰 속에 포함되지 않은
자신의 마음대로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하는 자유를 가진 사람들이다.
이런 최고의 조건을 가진 대학생이라면 한번쯤은
나만의 세상, 나만의 꿈을 가지며 즐기며 살 수는 없는 걸까?
남들과 같은 꿈을 꾸며 같은 삶은 살려고 발버둥 치는 인생은 정확히 말하자면
너의 인생이 아닌 데칼코마니인생, 즉 남의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감히 대학생들에게 고하고 싶다.
그 무엇보다 내 머리가 느끼기 보다는 내 가슴이 느끼는 일들을
즉, 나를 뛰게 하는 나를 즐겁게 하는 일을 찾아 떠나보자고..
즐거우면 더 하고 싶고, 하다보면 잘하게 되고 잘하다 보면 내가 최고가 되는
이것이야 말로 스펙이고 경험이 아닐까?
곧 있으면 새 학기 개강하고, 우리는 또 그놈의 숫자들을 위해 불철주야 매달려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경험과 공부들.. 감히 '갖다버려라' 라고 말하고 싶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대학생이기 때문에, 대학생이라서 할 수 있는 일들과 경험이 무엇인지를
토익 책을 한 번 펴기 전에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잠깐 10년 뒤 미래를 떠올려 보았다.
다양한 꿈을 꾸고 살며, 각자의 꿈을 멋지게 그렸던 초등학교 교실 뒤편의 칠판에는
모두 정장을 입고 빌딩 속으로 들어가는 같은 그림으로 가득차지 않을까 하는 무서운 장면이 말이다.
Posted by 문지은 (ddackse@naver.com)
From 써니블로그 에디터그룹 스마일써니 http://blog.besunny.com
'써니의 세상엿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대한민국 길거리응원 볼거리 NO1. "뒷정리 문화" (5) | 2010/06/22 |
|---|---|
| [포토에세이] It's "SO" cool ! -소소함,사소함,소박함에 관한 단상 (13) | 2010/03/12 |
| 대학생들에게의 고함, 실종된 슈퍼맨을 찾아라 (10) | 2010/03/04 |
| 부자들만 아는 습관! 가계부 쓰기 (3) | 2009/01/28 |
| 2009년 기축년 새해! 벌써 작심삼일 되셨나요? (3) | 2009/01/13 |
| Identity, 나를 찾는 봉사-이대 다문화봉사동아리, 다정(多情) 편 (1) | 2009/01/0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