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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농촌간지에 눈뜨다!

 



 


밀집모자와 장화로 풀 세팅하고 밭에 쭈그려 앉아 호미질을 하는 뒷모습이 영락없는 농부다. 추리의 오류라곤 생각지도 못할 이 모습에 한 가지 반전이 있다면 그는 20대 청년이라는 것. 아니, 젊은이가 농촌에서 뭐하는거야?


 


 


따시남을 선택한 청년들


 



지난해 11월, KBS2 ‘청춘불패 시즌2’에 나온 미스에이 수지의 발언으로 온라인이 한창 떠들썩 했다. 그녀가 마음에 품었던 이상형을 고백한 것. “자기 일을 정말 열심히 하시고 목표가 뚜렷하고 그런 모습에 한 마디 내뱉을 때마다 눈이 하트 뿅뿅이 됐다. 처음으로 이런 남자랑 결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남성들의 로망인 수지의 마음을 뒤흔든 행운의 주인공은 잘생긴 배우도, 잘나가는 도시남도 아닌 ‘블루베리 총각’이라 불리우는 농촌 청년! 그는 충북 음성에서 농업회사 법인 (주)젊은농부들을 운영하는 이석무 대표로, 대학 졸업 후 취업대신 남들이 쉽게 가지 않는 ‘귀농’이라는 길을 택했다. ‘농부’를 넘어 ‘농업CEO’를 꿈꾸는 그는 열정과 패기, 젊은 감각과 아이디어로 농원을 보랏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그런데 요즘들어 젊은이들이 농촌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꽤나 자주 들려온다. 실업난 속에서 ‘취업’ 대신 이른바 ‘취농’이라는 새로운 길을 택한 젊은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짝에서 인기를 한 몸에 얻은 친환경 사과재배인 남자7호 박인범씨, 고려대 사회체육학과 졸업한 후 귀농하여 ‘맞춤형 호두과자’로 큰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용희씨, 고구마 농사로 연간 4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박종화씨 등 매스컴을 탄 청년귀농인도 여럿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귀농인은 지난해 1만 가구에 이어 올해 2만 가구를 돌파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으며 특히 40대 미만 젊은 층의 귀농·귀촌자가 4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급속한 산업화의 바람 속에 꿈을 안은 청년들이 너도나도 도시로 향하던 6,70년대와 반대로 꿈을 안은 청년들이 농촌으로 향하는 기이한(?)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연과 함께 공생하는 친환경적 마인드가 사회적으로 필수불가결하게 대두되고, 무너지는 도-농간의 균형과 농촌공동체의 가치가 점차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자연의 대안적 삶을 위하여 또는 도-농이 상생하는 대안적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하여 농촌으로 찾아 드는 젊은이와 사회적 기업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농촌에서 찾는 젊음


 


평생 농촌에서 농업을 생업 삼아 온 지역 농민들에게 어느 날 불쑥 찾아 온 청년들은 마냥 반가운 손님일까, 초대받지 않은 무모한 손님일까? 후자 쪽이 자꾸만 거슬리는 것이 기분탓일지는 모르나, 개인주의에 익숙한 오늘날의 도시인들에게 도시와 농촌 간의 문화차이는 무시하기 어려운 벽인 것은 분명하다. ‘힐링’이 대세라고 자연에서의 심적 휴식과 여유를 생각하고 떠났다가는 종잡을 수 없는 자연의 힘에 큰코를 다치고 만다. 


그러나 청년들의 젊은 감각을 입은 농촌이 꽤나 멋진 것은 틀림이 없다. 젊은 청년들의 창의적 발상과 기업마인드를 갖춘 마케팅적 사고, SNS 및 온라인 활용능력, 첨단 IT기술 등은 농업과 융합하여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하고 시너지를 낸다. 지금부터 ‘농촌+젊은감각’이 시너지를 낸 재미있는 사례를 세가지 소개한다. 


 


농촌 기획자 박종범님의 ‘농촌 레인부츠 프로젝트’


 




(사진 출처 : 농촌기획자 박종범님 블로그)



농촌 기획자라는 단어가 좀 생소하다. 낙후된 고향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농촌과 도시를 연계해주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농촌기획자의 길을 가게 되었다는 청년 박종범씨. 그는 농촌이 스스로 가치를 발견하고 도시와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 진행 중이다. 이러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0년 12월에 진행된 ‘농촌 레인부츠 프로젝트’는  도시 예술가와 지역 주민이 협업을 통해 고무장화를레인부츠로 리폼하는 생활밀착형 농촌마을 공공예술 프로젝트다. “고무장화를 레인부츠처럼 알록달록 꾸며 농민의 일상에 재미를 주면 어떨까?”라는 엉뚱한 발상에서 시작 된 이 프로젝트는 SNS를 통해 모인 젊은 예술가들과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었고 마침내 칙칙한 남색빛의 장화에 알록달록한 농촌의 풍경이 담겼다. 문화예술적인 접근을 통해 농민들의 일상에 재미를 주고 그들의 자부심을 일깨워준 ‘농촌의 레인부츠‘는 오래도록 농민들의 입가에 미소를 지어 줄 것이다.




 



바른먹거리를 책임지는 한민성님의 ‘둘러앉은 밥상’


 



(사진출처 : 둘러앉은밥상 홈페이지)



우리 밥상을 책임지는 먹을거리가 바로 서지 않고서는 그 어떠한 산업도 자신의 기반을 확고히 할 수 없다는 젊은이 한민성씨와 먹을거리 문제를 고민하는 청년들이 모여 운영하는 청년 사회적 기업 ‘둘러앉은밥상’, 이들은 농촌에서 만들어진 이야기와 건강한 먹을거리를 가정에 직접 전달하여, 농가가 경영주체가 되도록 돕고 가정 내 건강한 식문화를 확산시키는 소셜커머스적 바른먹거리 운동 기업이다. 이들은 다양한 농촌 문화콘텐츠를 개발하여 농촌의 스토리를 생생하게 들려줄 뿐만 아니라, 농촌의 가치를 몸소 체험해보는 ‘둘밥캠프’ 등 다양한 이벤트 및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36개의 농가와 사회적 기업 그리고 마을 기업의 이야기가 담긴 ‘2013년 둘밥 달력’을 직접 제작, 일상생활에서 농촌의 이야기를 접하도록 하여 도시와 농촌을 잇는 매체로서의 역할을 기하고 있다고 하니, 우리의 밥상문화를 지키기 위한 그들의 고뇌와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디자이너와 농부의 만남, 파머스파티


 




(사진출처 : 파머스파티 Magazine issue.4 추분)


‘파머스파티’는 농민과 디자이너가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생태문화를 창조하는 네크워크로, 농산물 직거래 브랜드이자, 친환경 농법 사과를 브랜딩한 디자인기업 ‘액션서울’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깨기 위해 사과농가(경북 봉화농원)와 손을 잡은 이들은 소비자-농가로 이어지는 다이렉트 브랜딩을 컨셉화하여 브랜드 이미지, 패키지, 웹사이트 디자인부터 홍보까지 통합 브랜딩 설계를 맡았다. 농가를 오가며 이야기를 듣고  여기저기 뛰고 구르며 혼신의 힘을 다해 어렵게 탄생한 파머스파티의 디자인은 브랜드 론칭 후 빛을 발했다. 각종 전시와 디자인 워크샵, 매거진 발행, 뮤지션 협력 프로젝트 등 농산물 브랜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재미난 아이디어들을 펼치고 있는 이들은 차별화된 모습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고 있다. 어색할 줄만 알았던 ‘농가’와 ‘디자인’의 조합이 썩 멋지다.


 


 


농촌의 매력발산에 빠져들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에게 ‘촌’은 정말 ‘촌’스럽기 그지없다. ‘포근한 할머니댁’이라 느낀다면 고맙지, 아니고서는 불편하고 답답한 곳이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게 일반적이리라. 그렇다고 그들의 ‘시’스러운 생활이 언제나 세련되고 만족스러운건 또 아니다. 하루하루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치여 온전히 ‘나’를 생각할 시간조차 내어주기 힘든 이 곳에서, 젊은이들의 젊음은 불타다 못해 재가 되어 사그라든다. 기성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한가지 길에서 서로를 밀쳐대며 먼저 내달리기에 여념 없는 청년들, 그들의 눈에는 여유로움도 삶의 낙낙함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제 잠깐 멈춰 또 다른 길의 갈래를 찾아보자. 그 시작점은 내 안에 숨어있는 목가적 삶을 향한 ‘자연본능’일 수도, 허리가 뻥 뚫려 무너져가는 고령화된 우리 농촌에 대한 관심일 수도, 무방비하게 넘어오는 외래 산물의 침략에 대한 경계일 수도, 자연으로의 취직을 통한 또 다른 블루오션의 개척일 수도 있다


‘먹고사는’ 문제가 결국엔 시대적으로 필두될 것이며, 시대의 흐름에 먼저 선 농촌 청년들로부터 새로운 패러다임의 과제가 해결될 그 날이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농촌의 불편함에 가려져 있던 수 많은 가치를 되돌아 보려는 당신의 고개 꺾음이 젊음을 젊게, 그리고 이 사회를 젊게 만들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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