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Work 농촌번개봉사에서 만난 강윤석 써니

농촌번개봉사에서 만난 강윤석 써니

 

 

20대를 정의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말하겠는가. 각자의 정의는 다르겠지만, 20대는 여러 가지를 경험하고, 느끼는 것이 좋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나 역시도 20대의 방학을 잘 보내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그 중 하나가 부산, 울산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농촌번개봉사였다. 벽화를 그리고 어르신들께 부채를 만들어 드리면서 자연스레 써니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다 같은 봉사조끼를 입고 페인트를 칠하던 그 때, 내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덤덤하게 자신의 과거를 말했지만, 그 이야기는 페인트붓을 놓게 할 정도로 너무 흥미로웠다. 그렇게 강윤석 써니와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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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번개봉사에 참여한 강윤석 써니

 

 

 

원래는 태권도를 했었어요. 전국체전에서 2~3위를 하는 실력이었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갑상선기능항진증에 걸렸죠. 운동을 하지 않을 때도 호르몬이 운동을 할 때와 똑같이 분비되어 평상시에도 운동을 하는 것 처럼 지치는 병이에요. 결국 운동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어요. ‘이제 나는 뭘 해야하나’ 싶었죠.

 

 

운동을 하던 학생이라면, 공부하는 것이 어려웠을텐데요.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했고, 또 하다보니 생각보다 잘 되었어요. 국립대에 가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 목표도 이뤘죠. 학과는 아버지가 하시는 일과 관련된 유기소재시스템공학과를 선택했어요. 많이 알아보고, 고민하고 선택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대학생인 지금, 많은 경험들을 해보셨다고 들었어요.

 

시작이 거창했던 것은 아니에요. 대학교에 입학하고 1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몸이 다시 힘들어졌거든요. 갑상선기능항진증 때문이죠. 그래서 휴학을 된 것이 많은 경험들의 시작이에요.

 

처음 6개월 동안은 운동을 하며 쉬었어요. 그러다보니 몸이 좀 괜찮아 지더라고요. 그 와중에 어렸을 때 부터 알고 지냈던 동네 친구를 만났죠. 둘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장사 한 번 해볼까’라는 말이 나왔어요. 그 친구는 식품 관련 학과를 다니고 있었거든요. 제가 믿는 친구이기도 했고, 저도 장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죠.

 

장사를 하려고 보니 돈이 필요하더라고요. 그 돈을 모으려고 친구와 같이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둘이서 200만원 정도를 벌었고, 그 돈으로 토스트 장사를 하기로 했어요. 고등학생 때, 저녁시간이 되면 배가 고프고, 급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밖에 나가서 사먹었던 것이 생각났거든요. 저녁에는 고등학교 앞에서, 버스가 끊기는 새벽에는 대리운전기사들이 모이는 곳으로 가서 토스트를 팔았죠.

 

 

결과는 어땠나요?

 

열심히 하니 잘 되었어요. 3개월 동안 했고 순수익이 100만원 정도 나더라고요. 이 돈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기 시작했죠. 그러다가 토스트를 팔 때 쓰던 트럭으로 전국 일주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행을 하기로 했어요. 밥은 트럭에서, 잠은 트럭 옆에 텐트를 치고 자기로 했죠. 그리고  ‘부산에서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를 해안 따라서 여행하자’고 결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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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다니면서 지나가는 도시마다 시청에 들렀죠. 시청에는 문화재나 관광지를 소개하는 팜플렛이 있잖아요. 오전 7시에 일어나서 그 팜플렛을 구해 어디를 갈지 정했죠. 밤 9시쯤 까지 여행했어요.

 

 

장사와 여행 이후 복학한지 얼마 되지 않아 호주로 떠나셨다고 들었어요.

 

갑상선기능항진증 때문에 몸무게가 40kg 밖에 안나갔던 제가 운동으로 건강해지고, 장사도 하고, 여행도 하면서 정말 즐거웠어요. 시작부터 끝까지 직접 일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전국 일주를 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뿌듯할 뿐만 아니라 어떤 일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얻은 순간이었죠.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던 그 때, ‘요즘 사람들이 호주로 많이 간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브리즈번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비행기표를 끊었어요.

 

비행기 표 값을 제외하고 100만원이 있었는데, 방세가 1주일에 15만원이더라고요. 두 달 안에 일자리를 구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도시에는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도 너무 많고, 방세도 비싸서 더는 머물기 어려웠어요. 그러던 중에 브리즈번에서 3시간 정도 걸리는 곳, 투움바의 닭공장에서 자리가 난 것을 알게 되고, 바로 투움바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기다리라고 하더라고요. 기다리는 동안 돈을 벌어야 해서 화장실 청소를 시작했어요.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 두 가게의 화장실 6개를 청소하던 중, 닭공장에서 연락이 왔죠. 처음에는 대타로 닭을 레일에 매다는 일을 했어요. 발버둥치는 닭의 다리를 낚아채서 거는 일은 쉽지 않았죠.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50분 일하고 10분 쉬는 것을 반복하며 그만 두고 싶었지만, 그만 두면 호주에서 지낼 수 없었기 때문에 열심히 했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공장 내부로 들어가게 되었죠.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저녁 6시까지 닭공장에서 일하고 1시간 동안 저녁을 먹은 뒤 자다가 밤 12시에 일어나서 새벽 5시까지 화장실 청소를 하는 일과를 5개월 동안 반복했어요. 화장실 청소만 했던 것까지 합치면 6개월이네요.

 

 

워킹홀리데이 중 정말 열심히 워킹하셨네요! 

 

그렇게 6개월을 일하니 통장에 2000만원이 남아있었어요. 이제 ‘워킹’은 다했으니 ‘홀리데이’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호주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 싶었는데, 서핑을 하면 좋겠어서 바로 골드코스트로 이사를 갔어요. 골드코스트가 서퍼들의 천국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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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코스트로 이사를 가자마자 서핑보드를 사고 매일같이 해변에 나갔죠. 서핑보드를 탈 줄 몰라서 무작정 바다에서 보드를 타는 사람들을 관찰했어요. 또 유투브에서 동영상도 보고요. 그렇게 서핑을 배웠죠.

 

 

다양한 경험을 하고 돌아온 지금의 삶은 어떤가요?

 

남들처럼 취업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 와중에 남들과 다른 것은 걱정이 없다는 거죠. 마음 편하게 생각해서 그래요. ‘이 많은 회사들 중 나를 받아줄 곳이 없겠느냐’는 마인드죠. 우리가 취업을 걱정하는 것은 보수가 좋고 근무 환경이 좋은 회사에 취직을 하지 못할까봐잖아요.

 

저는 많은 것을 겪어 보았으니 제 스스로가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나를 받아주는 회사에서 전공을 살려 일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아요. 이렇게 살아오면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열심히 하면 좋은 기회가 온다는거고, 열심히 하면 돈도 많이 벌 수 있겠죠.

 

 

취업준비 하나에만 매진해도 정말 바쁘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 봉사활동에 참여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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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면서 제 몸만 생각하고 제가 하고 싶은 일만 했어요. 그러다보니 주변을 돌아볼 시간이 부족했죠. 이제는 나 자신만을 챙기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주변을 돌아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원했죠. 이번 농촌봉사는 제가 처음 한 봉사활동인데, 다 그린 벽화를 보니 참 뿌듯하더라고요.

 

 

운동, 공부, 장사, 워킹홀리데이, 봉사활동까지. 대학생들이 해보고 싶은 것들을 많이 하셨는데, 이런 경험의 바탕에는 무엇이 있었나요?

 

도전 정신이라기 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응원, 그리고 성격 때문인 것 같아요. 제 성격이 진흙같아요. 툭 하고 때리면 그대로 들어가죠. 잘 싸우지도 않고, 사람마다 다른 것도 이해하고.

 

또 친구들한테 잘하다보니, 학교 다닐 때, 반장, 회장은 다 했죠. 그런 제게는 좋은 친구들이 옆에 있으면서 제가 하려는 일들에 많이 응원해줬어요. 사실 제 집안에서는 제가 이렇게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을 추천하지는 않았었거든요.

 

또 누나가 책을 많이 읽어요. 1주일에 한 권은 꼭 책을 살 정도죠. 그래서 저도 매일 자기 전에 책을 읽는데, 그러다보면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사라져요. 깊은 고민에 얽매이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지금 당장은 없어요. 생긴다면 그 일을 하러 갔겠죠. 지금 취업준비를 하고 있지만 이것이 제 최종 목표는 아니에요. 취업으로 돈을 벌면, 나중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바로 도전하기 보다는, 고민하고, 주저하는 경향이 많다. 그리고 여건을 생각하여 결국 도전하지 않는다.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거침 없는 그의 삶이 부러운 동시에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다. 생각나는 대로 행동에 옮기는 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많은 생각이 행동을 막게 된다면 이 또한 정답이 아닐 것이다.

 

생각하고, 행동하자. 나의 20대가, 당신의 20대가 더 빛나길 응원한다.

 

 

배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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