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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만드는 대학생, 박재형 써니를 만나다

 

 

재형작업실

 

신촌의 어느 한적한 골목길, 작은 가죽 공방 하나가 있다. 소박하고 담백한 가방과 소품들이 꾸밈 없이 전시되어 있는 그곳에서 익숙한 얼굴을 만나볼 수 있었다. 써니들에게는 ‘SK SUNNY 해피노베이터 컨테스트’에서 우승을 거머쥔 <MAYEYE>팀으로 더 익숙한 박재형 써니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회복지학과 학생이라고만 하기엔 조금 특별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디자인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꿈꿉니다

 

재형써니 얼굴

 

우선 재형 써니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 드릴게요.

 

가장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저는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디자인을 하고 싶어하는 대학생이에요. 아시다시피 현재 <MAYEYE> 기획팀이기도 하고요.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입장에서도 예술이든 디자인이든 창작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와 비장애인 경계를 허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고등학생 때부터 공부보다는 다양한 대외활동 경험을 많이 쌓았죠. 좀 더 선명한 계기가 된 경험을 들자면 소셜 벤쳐 경연대회에서 점자를 통한 시각 장애인 인식개선으로 청소년 부문 전국 대상을 수상한 적이 있기도 해요. 결국 사회복지와 디자인의 융합을 늘 꿈꾸는 학생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현재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이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디자인으로 진로를 잡으셨으면서도 사회복지 공부에 좀 더 중점을 둔 재형 써니만의 가치관이 있을 것 같아요.

 

현재 시각 장애인들에게 접근하는 디자이너들의 방식은 대개 피상적이더라고요.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자기 상상대로 그렇게요. 저도 그렇게 진행을 했고 사실은 자신이 없기도 했죠. 그래서 이를 좀 더 발전시키려고 했죠. 실질적으로 인식 개선이라는 게 굉장히 깊은 문제잖아요. 디자인을 제대로 하려면 사회복지를 공부해야겠다 싶어서 사회복지 전공 공부를 하게 되었고요.

 

저는 늘 모든 사람들은 다양한 삶을 산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다양성을 존중하고 싶고 장애도 크게 다르지 않은 그 사람의 특징이라 생각해요. 저의 경우에는 그 인정의 과정에서 사용되는 수단이 디자인이었으면 좋겠고요.

 

 

사회적 소수자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인데, 유난히 장애인 문제에 관심을 둔 이유가 있나요.

 

재형수첩

고등학생 때 만든 점자 디자인 수첩

 

특별한 이유는 사실 없어요. 시각 장애인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점자에 먼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우선이었죠. 저는 점자를 디자인적으로 활용하면 되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 때 소셜 벤처 경연대회 나갈 때도 점자를 디자인화 해서 수첩에 입혔어요.

 

이렇게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 시키면서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고요. 물론 다양한 사회 문제가 있지만 다 해결할 수는 없어도 장애 문제만큼이라도 먼저 시작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M.Craft, 특별한 공간에서의 따뜻한 꿈

 

부모님의 성함을 따서 만들었다는 M.craft라는 브랜드에는 그의 열정이 오롯이 녹아 있었다. 작업실은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고 밤샘 회의도 일상인 양 덤덤히 얘기하는 모습에서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한 몸에 느껴졌다.

 

 

현재 가죽 공방을 하고 계시잖아요. 평범하지는 않은 활동인데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저는 디자인을 융합한 사회적 기업을 꿈꿔 왔어요. 사회적 기업이라는 것 자체는 되게 뜻 깊은 구조를 가지는데 우리 나라의 사회적 기업 구조는 제가 꾸는 꿈과는 다른 부분이 많더라고요. 고민하다가 부모님의 공방이 떠올랐어요.

 

 

작업실

작업의 흔적들

 

현재 부모님께서 부산에서 가죽 공방을 운영하고 계세요. 저희 가족에게 공방은 특별한 공간이었어요. 가족끼리 모여서 작업하고 노는 그런 공간이요. 그런 공방을 브랜드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휴학을 하고 쌍둥이 동생과 브랜딩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죠. 여타 사회적 기업처럼 ‘이런 착한 일을 합니다’라고 대외적으로 보이기보다는 조금 숨겨져 있더라도 진실된 마음을 기반으로 해서 브랜딩하고 싶다는 것이 저희의 생각이에요.

 

 

 

현재 서울의 작업은 어떻게 운영이 되고 있나요.

 

현재 서울의 공방은 쇼룸처럼 사용하고 있어요. 여기서 회의를 하거나 말 그대로 작업실로 쓰기도 하구요. 10월 중순에는 이 공간에서 사진전을 하기도 했어요. 전시된 가방들은 거의 부산에서 올려준 거에요. 저희는 가방 자체는 부모님만큼 잘 못 만들어서 저희는 현재 소품 위주로 작업하고 있죠. 그림 그리고 싶은 날은 공방 문을 닫고 그냥 그림 그리기도 하고요. 예전부터 공책에 낙서처럼 끄적이던 그림들을 캔버스로 옮겨놓기도 하죠.

 

소품

박재형 써니가 제작한 소품들

그리고 M.craft를 키우느라 여념이 없기도 하죠. 사실 저희 가방의 주 고객층이 젊지는 않거든요. 좀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최근에는 서울 패션 위크 행사 때 가방을 가져가 젊은 층까지 타겟을 넓히려 노력하기도 했어요. 온라인에서도 다양한 채널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좋아하는 것으로 충실히 그려가는 삶

 

본인만의 생각이 확고하세요. 재형 써니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지 궁금해져요.

 

저는 사회적으로 바른 일을 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어요. 정부지원이나 도네이션, CSR과 같은 기존의 구조를 탈피하고 기업에서 직접 수익 구조를 창출하면서 사회적 미션을 올바르게 실현하는 기업이요. ‘LUSH’나 ‘American Apparel’과 같은 브랜드가 지향점이죠. M.craft도 겉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를 가졌으면 좋겠고 그 뒤에서 충분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면 좋겠죠.

 

M.craft 가방들

M.craft의 가방들

 

저희의 가치도 충분히 반영하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가업이니까 부모님께 아무래도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데 감사하게도 공방을 통해 당신들의 제 2의 삶을 충실히 꾸리시고, 항상 여유 있으시거든요. 그런 여유와 더불어 가방에 우리 부모님의 옛날과 현재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요. 공방을 하면서 부모님이 어떤 기분과 생각을 하셨을 지 공감할 수 있거든요. 저희 가방은 다 수제이고 최대한 천연 소재를 쓰고 있어요. 그래서 가죽에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죠. 그렇게 사회적 미션도 가지고 저희만의 가치를 전하는 기업을 꿈꾸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저는 항상 괜히 남들이랑 다른 삶을 살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대학에 와서는 공부보다는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했죠. 이 작업도 제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시작하게 된 것이고요. 저는 누구도 일반적인 대학생은 없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나름의 다양성을 가지고 있으니 각자가 맞는 제스처를 통해서 각자의 삶을 오롯이 살아냈으면 좋겠어요. 현실적인 고민이야 있을 수 밖에 없죠. 저 또한 어린 나이에 작업을 시작하다 보니 현실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지만 많이 성장하고 있어요. 현실에, 즉 사회적으로 만들어 놓은 시간에 급급해서 살기보다 그 때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조금이나마 해봤으면 좋겠어요.

 

 

서글서글한 첫 인상과 달리 자신의 일을 소개하는 박재형 써니의 눈빛은 누구보다 진지했고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다르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을 나름의 색깔로 녹여 사는 그의 모습은 주어진 사회적 단계를 당연한 듯 차례로 밟아가고 있는 나에게 ‘좋아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주었다. 현실과 좋아하는 것을 배치시키지 않고, 보다 나에게 집중한 삶을 꾸려보고 싶은 욕심이 나기도 했다. 행여 현실에 직면해 ‘나’를 잠시 미뤄둔 이들이 있다면 나름의 열정을 찾아보기를 바란다.

 

  M.craft  www.mcraft1987.com

 

 

강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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