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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밀조밀 샌드위치, 100일 동안의 액션

 

 

 

어릴적, 베이킹이 취미셨던 엄마를 도와 밤늦게 빵 반죽을 젓는 일은 힘들고 귀찮았다. 아마 그 소녀는 몰랐을 것이다. 훗날 영어를 전공하고 취직을 하지만, 결국 샌드위치를 만들고 요리를 배우게 될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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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22일부터 12월 30일까지 숙명여대와 공덕역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고 샌드위치를 파는 오밀조밀 샌드위치 100일 프로젝트가 있었다. 쉽게 찾아 보기 어려운 재료와 매일 다른 종류의 샌드위치로 프로젝트 후반부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샌드위치의 인기가 많아졌다.

 

이런 재미난 프로젝트를 기획한 사람은 누구일까? 숙명여대 근처 카페에서 오밀조밀 샌드위치 주인장 이새롬씨를 만났다.

 

 

 

이새롬2

오밀조밀 샌드위치 이새롬씨

 

 

 

푸드 자전거의 출격

 

오밀조밀 샌드위치 100일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직장을 그만두고 라퀴진에서 푸드 코디네이터 아카데미를 다녔는데, 그 때 샌드위치 케이터링을 했었어요. 그리고 나서 이탈리아로 요리 유학을 떠나려고 했었는데, 어느 날 푸드 트럭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죠. 대학생 때 미국에서 어학연수하면서 즐겨 먹었던 음식들이 나오는데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다음날부터 바로 자전거, 바구니 등 100일 프로젝트를 위한 물품들을 구입하기 시작했어요.

 

사실 이미 20대 후반이라 주변에서는 다들 말렸지만 꼭 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샌드위치를 메뉴로 잡은 이유는 만들기 간편하고 넣는 재료에 따라서 다양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어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서 자전거와 바구니는 고심해서 골랐죠. 예쁘고 샌드위치가 맛있어 보일 수 있는 것들로 구입했어요. 바구니는 영국 제품을 구입했는데 배송 받는 것 자체가 힘들었죠.

 

 

 

오밀조밀 샌드위치는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운 샌드위치들이 많아요. 레시피는 개발하시는 건가요?

 

오밀조밀 샌드위치 100일 프로젝트는 저한테 사실 수업이었어요. 매일 다른 샌드위치를 준비하면서 레시피 테스트를 할 수 있었거든요. 외국 사이트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먹어보고 싶은 레시피를 골라 준비하는 거죠. 샌드위치 판매 후 SNS에 올라오는 댓글들이 저에게는 피드백인 셈이었어요. 샌드위치가 별로였던 날은 댓글이 적고, 맛있었던 날은 댓글이 많았거든요.

 

 

 

비슷한 퀄리티의 샌드위치가 보통 만원대 가격으로 팔리는 것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고 생각해요. 재료 공수는 어디서 주로 하시나요?

 

프로젝트가 레시피 테스트를 위한 공부였기 때문에 처음부터 이윤을 남길 생각은 없었어요. 최상의 재료를 써서 맛을 내야 레시피가 맛있는 지 알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아직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수업료라고 생각하고 샌드위치를 만들었죠. 재료 공수의 경우에는 지인이 수제 햄버거 가게를 하세요. 좋은 재료를 쓰려고 노력하시는데 햄버거와 샌드위치는 공유할 수 있는 재료가 많잖아요. 덕분에 저도 좋은 재료를 쓸 수 있었던 부분도 있었죠.

 

 

 

오밀조밀 샌드위치 1

베이컨과카몰그릴드치즈샌드위치/

메이플피칸크림치즈, 프로슈토치아바타, 루꼴라치킨페스토샌드위치

 

 

100일 간의 발자국

 

100일 프로젝트 중 기억에 남는 날들이 있나요?

 

첫 날은 사실 충격적이었어요. 당연히 손님이 어느 정도는 있을 줄 알았는데 제 착각이었죠. 숙대 정문 옆에 서서 손님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허공을 응시하고는 했어요. 프로젝트의 3분의 2 지점까지는 힘들었어요. 매일 아침에 나가서 언제 올지 모르는 손님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두려웠죠.

 

어느 날은 쌓인 스트레스가 폭발해서 친구들, 지인들을 붙잡고 많이 울었어요. 그 날 몸도 안좋았고 체력적으로도 한계를 느꼈거든요. 그리고 나서 수월해졌어요. 신기하게도 샌드위치를 찾아 주시는 분들도 점차 많아졌어요.

 

나머지 3분의 1은 사실 저 혼자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 아니에요. 샌드위치를 예약하신 분들, 사러 오겠다고 SNS에 댓글 남기신 분들 등 기다려 주시는 분들 덕분에 신나게 준비해서 갔던 것 같아요. 힘든 줄도 모르고, 시간 가는 줄도 몰랐으니까요.

 

 

 

100일만에 단골도 생기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기억에 남는 분이 계시다면?

 

항상 샌드위치를 최대한 맛있게 만들려고 노력하기는 하지만, 매일 샌드위치를 드시러 오시는 분이 계시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어요. 저도 제가 만든 샌드위치를 매일 먹기는 지겨울 것 같거든요. 그리고 한 분이 여러 종류의 샌드위치를 사가시는 경우도 종종 있었어요. 모두 감사한 일이었죠.

 

 

오밀조밀 자전거

 오밀조밀 샌드위치 자전거 바구니/포장되어 있는 다양한 종류의 샌드위치

 

 

남은 이야기, 이제는 안녕

 

프로젝트가 끝났는데 근황이 어떻게 되세요?

 

프로젝트가 끝나고 책을 집필하고 있었어요. 3월 중에 나올 예정이죠. 책에는 100일 프로젝트 이야기가 들어갈 예정이에요. 원래는 개인 추억물로 간직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부수를 출간하게 되어서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금을 받아서 제작하고 있어요.

 

크라우드 펀딩 해주신 분들을 위해 후원자의 밤도 3월 중에 있을 예정이에요. 인기 있었던 샌드위치와 스파클링 와인을 나누어 먹으면서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를 표현하려고 해요. 제작한 오밀조밀 엽서와 스티커도 드리면서요.

 

 

 

2015년에도 오밀조밀 샌드위치를 볼 수 있을까요?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세요?

 

다음 프로젝트는 언제 하냐고 물어보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데 아쉽게도 올해 준비해왔던 이탈리아 유학을 갈 생각이라서 샌드위치는 보기 어려울 것 같아요. 한 번의 프로젝트로 시작한 것이어서 다음 프로젝트가 언제가 될 지도 알려드리기 어렵네요.

 

 

 

새로운 도전보다는 남들과 비슷한 길을 따라가기에도 힘든 20대들에게 오밀조밀 샌드위치가 신기하고,  한편으로는 오밀조밀 사장님께 부러움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항상 추진력은 좋지만 근성이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솔직히 100일 프로젝트를 제대로 끝마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죠. 그런데 많은 분들이 오밀조밀 샌드위치를 찾아주셔서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액션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주변에서는 제가 20대 후반인데 새로운 길을 도전하는 것에 대해 염려하시기도 했어요. 그러나 제가 푸드 트럭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더라도, 실제로 시작하지 않았다면 100일 간의 이야기는 없겠죠. 액션! 액션 후에 걱정해도 해결 방법은 있어요. 액션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오밀조밀 샌드위치 2

 멕시칸스타일핫도그/연어베이글샌드위치

 

 

방향키 설정 후, 액션!

 

인터뷰 도중 자연스럽게 나이 이야기가 나왔다. 이제껏 가던 길을 멈춰서고 새로운 길을 향해 갈 때는 나이가 마음에 걸리기 마련이다.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마지노선 나이는 언제일까? 정답은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늦었다고 생각하는 당신의 나이도 누군가에게는 돌아가고픈, 돌아간다면 뭐든지 새로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은 나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남들과의 속도 차이가 아니다.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 지 여부이다. 방향이 정해졌다면, 그 다음은 액션이다.

 

 

 

2015+써니블로그크레딧_권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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