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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영어, 엄마를 부탁해!

 

 

개천에서 용이 나던 시절이 있었다. 이 악물고 노력하면 자수성가 할 수 있다는 신화를 믿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은 말한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건 속담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개천의 미꾸라지들이 아무리 용을 써도 용은 강 남쪽에서만 난다. 정말 사다리는 끊어져 버린 것일까?

 

여기 그 사다리를 이어 붙이는 사람이 있다. 엄마표 영어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교육 격차를 줄이고 엄마들의 사회 진출까지도 모색하는 사회보답 프로젝트 “나눔영어”의 이효선 대표이다. 세상에 배움을 나누겠다는 의지로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1년 가까이 끌어오며 고군분투 중인 청년 이효선 대표를 만나보았다.

 

 

청년 이효선, 나눔영어 이효선이 되다

 

이효선대표님-600px

 나눔영어 이효선 대표

 

안녕하세요 이효선 대표님. 자기소개와 더불어 나눔영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안녕하세요. 경희대 국제학과에 재학 중인 25살 이효선입니다. 나눔영어의 대표이기도 하고요. 대표님이라는 호칭은 아직도 어색하네요.

 

나눔영어는 영어로는 ‘Teach for Mom’이라는 프로젝트에요. 청년 인재들을 선발해 트레이닝해서 엄마표 영어를 희망하는 가정에 파견해요. 맞춤형 수업을 받은 엄마는 아이에게 직접 영어를 가르칠 수 있게 되죠. 나아가 엄마표 영어 선생님으로 취직할 수도 있게 되고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영어 교육의 장벽이 낮아지고 경력단절여성이 일자리를 얻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학생이셨군요. 어떻게 이런 알찬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전공이 국제학이에요. 국제기구나 봉사에 관심이 많아서 들어오게 되었는데 막상 공부를 하다 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여러 도움을 주지를 못 하는 것 같아서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좋아하는 영어를 공부해보자는 생각에 TESOL(테솔)이라는 영어강사 자격증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테솔학원에 어머님들이 많더라고요.

 

그분들을 자주 만나다 보니까 결혼이나 출산 후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고충이나 사교육 격차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마침 지원사업공고가 떴길래 지원해보면서 시작이 되었죠. 무식한게 용감하다고 아무것도 모르니까 무작정 해봤던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참 많았고요.

 

 

아이들-600PX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도 누군가를 가르쳐보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많은 생각이 들어요. 거의 비슷한 시기에 두 아이를 가르쳤는데 두 친구가 처한 환경이 너무 다른 거예요. 한 친구는 어머니가 술을 많이 드셔서 딸을 돌볼 여력도 없고 아무런 관심이나 교육을 받지 못해서 방치된 상태였고 다른 친구는 원래부터 유복하고 안정적인 가정의 아이였어요.

 

첫 번째 아이는 교과 공부를 할 상황이 전혀 아닌 거예요. 그래서 밥 먹이고 이야기 들어주고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오리보트도 타러 가고…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사실 들어주는 게 가장 좋겠지만 무슨 말이라도 해주면 좋을 텐데 싶어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감사일기라는 걸 시작했어요. 아이가 너무 부정적이니까 처음에는 ‘잠을 잘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런 단순한 이야기만 썼는데 시간이 갈수록 글도 길어지고 이런 것도 해보고 싶고 저런 것도 해보고 싶다고 변하더라고요.

 

반면에 다른 학생은 부유한 환경에서 워낙 바르게 자라기도 했고 가족으로부터 모든 것을 지원받으니까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제약 없이 할 수 있었어요. 이 두 아이를 보면서 이 격차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청년이 엄마에게, 엄마가 아이에게

 TEACH FOR AMERICA

 

 

나눔영어는 구조가 참 특이해요. 청년 활동가를 교육하면 청년들이 가정에 방문해서 엄마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또 엄마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며 3단계에 걸쳐서 교육이 전달되는 식이에요.

 

이게 어디서 모델이 나왔냐면요. 미국에 ‘Teach For America’라는 큰 교육단체가 있어요. 아이비리그나 하버드 같은 명문대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2년 동안 빈민가에 가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거예요. 취지 자체가 내가 여태까지 사회에서 교육의 혜택이나 기회를 많이 받았으니까 그것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는 건데 진심을 담아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게 참 멋있더라고요.

 

거기에 더해서 우리나라에도 교육 봉사 프로그램이 많잖아요. 하지만 정해진 교육 기간이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가게 돼요.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엄마와 아이와의 교류가 점점 적어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만약 엄마가 교육을 받아 아이를 직접 가르치게 되면 교육의 기간이라는 게 없이 지속해서 이루어질 수 있고 정서적으로도 다시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 있잖아요.

 

사실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청년이에요. 그래서 청년 활동가를 중간에 넣었는데요. 테솔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엄마분들과 함께 수업을 듣다 보니까 직장생활이나 결혼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이게 재밌기도 하고, 많은 참고가 되는 거예요.

하지만 주변에 또래밖에 없어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없는 사람들도 있을테니 그분들과 맞는 분들을 이어줄 수 있는 다리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활동가들이 엄마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도 하지만 상호작용을 하면서 진로나 인생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라이프그래프-600PX

 

 

활동은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6개월 단위로 진행이 되는데요. 지난 2월에 1기가 수료를 마쳤어요. 아직 그분들 중에서 아이를 직접 가르치시는 분은 없고 출산을 준비 중이신 예비맘이나 취직을 하신 분들이 많아요. 아무래도 결혼이나 육아를 하다 보면 여태껏 하고 계신 일을 그만두게 되잖아요. 그 일로 돌아가기에는 나이나 공백 기간이 장애물로 작용해요.

 

하지만 다른 일을 찾아보면 양질의 일자리가 별로 없잖아요. 그런 면에서 영어 선생님이라는 일자리는 시간적으로 유연하잖아요. 수요도 많은 편이고요.

 

 

여태껏 활동하면서 어려움은 없었어요?

‘전문성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그게 고민이었어요. 과정이니까 부족하고 시행착오를 겪는 게 당연하지만 그러면서도 지원금을 받고 하는 만큼 결과가 있어야 좋은 사례가 되고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이 많아질 테니까요. 선한 의도가 좋은 결과로까지 이어져야 좋은 거잖아요. 내가 좋다고 생각해도 그 사람에게는 좋은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요.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있기는 하지만 홍보도 아직은 미흡해요. 보통 대학생 대외활동 카페 같은 커뮤니티에 홍보 글을 올리는데 너무 많이 올린다고 아이디가 정지당한 적도 있어요. (웃음)

 

 

배움을 나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뿌듯하거나 기뻤던 순간들은요?

 

엄청 많죠. 뭐가 있을까… 눈에 보이는 결과로 나왔을 때? 가르치던 분이 취직에 성공하셨다고 했을 때 정말 기뻤어요. 목적에 부합하는 거잖아요. 작년 12월에 크라우드 펀딩에도 도전했는데요. 펀딩에 한 명, 한 명 투자해주실 때마다 감사했고 목표 금액을 달성했을 때도 기뻤어요.

 

또 교육과정에서 고민을 공유한다거나 서로 마음을 나눈다는 느낌이 들 때도요. 사람들이랑 함께 하는 데서 행복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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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에도 성공한 나눔영어

 

 

나눔영어의 앞으로의 계획은 어때요?

 

지금 계획은 일단 상시모집이고요. 아마 이번 여름 7월쯤에 학기가 종강하면 2기 수업을 시작할 것 같아요.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나눔영어에 관심 있는 청년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같이 얘기해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 기준이 있다면, 목표로 하는 가치들이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았으면 좋겠고요. 서로 잘 해보자고 하는 건데 성실하게 활동할 수 있으시면 좋겠어요.

 

영어 실력은 중요하지 않아요. 영어가 아니라도 다른 부분에서 도움을 주실 수 있으니까요. 다만 영어와 활동 둘 다 관심이 있다면 더욱 성장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여쭤볼게요. 배움을 나눈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말인데요. 나눔이라는 말 자체를 좋아해요. 배움을 나눈다는 건 함께 배운다는 거고 함께 성장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이번 프로젝트 같은 경우에는 배움의 기회가 적은 아이들을 위해서 배움의 기회를 나눈다는 의미에서 시작하게 되었고요. 더 많은 사람들이 서로 배우면서 함께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싹틀 수 있도록

 

우후죽순 생겨나는 많은 프로젝트가 일회성으로 끝나고 마는 것처럼 혹시 나눔영어도 같은 길을 걷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나에게 이효선 대표는 말했다. “나눔영어는 곧 제 자신이에요.”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걸까. 어쩐지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웃음이 넘쳤고 걱정보다는 긍정이 보였다. 잠시나마 의심이 싹텄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이효선 대표는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그녀 자신에게서 나와 세상을 향하고 있었다. 많은 생각과 고민을 통해 나눔영어는 사회에 뿌리를 내렸고 가치에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작은 발걸음으로 시작한 사회보답 프로젝트 ‘나눔영어’가 교육이 필요한 엄마들과 아이들에게 또 다른 밑거름이 되어주길 바란다. 또 다른 미래가 싹틀 수 있도록.

 

 

 

2015+써니블로그크레딧_양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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