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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바다체 2350자와의 여정

 

 

 

우리는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눈을 감기까지 글씨를 보지 않을 때가 없다. 스마트폰 액정에 비친 글씨, 뉴스 자막에 있는 글씨, 도로에 서있는 표지판, 메일을 확인하거나, 책을 읽을 때 역시 글씨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세상의 흐름이 바뀌어 우리는 하나하나 개성이 담긴 서체를 개발하고 적용하며, 우리는 항상 상황에 맞게 서체를 골라 사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서체들은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노력과 억겁과 같은 인고의 시간을 거친 후 나온 결과물이다.

 

이유 없는 디자인은 없듯 각자의 개성을 가진 서체도 많고, 개중에는 독특하게 도시의 아이덴티티를 담아낸 전용 서체들도 있다. 런던의 언더그라운드체, 요코하마의 고나, 우리나라의 사례로는 서울남산체와 서울 한강체 그리고 부산체가 제일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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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디자인 블로그|yoon-talk.tistory.com/

 

이러한 도시서체들 중 부산체를 보고 가독성이 떨어진다 생각하여 무작정 부산에 대한 서체를 수정하고 보완한 대학생이 있다. 무모한 것 같지만 열정 넘치는 대학생 남승우씨를 만나보았다.

 

2350자와의 씨름

 

남승우_600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올해 25살 부산대학교 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남승우라고 합니다. 부산이 좋아 저만의 부산바다체를 만들고 지금은 다가오는 한글날에 맞추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서체를 배포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바다체라니 신선하네요. 바다체를 만든 계기가 있을까요?

저는 디자인은 ‘배려’하는 것이라고 배웠어요. 남들에게 좀 더 쉽게 알 수 있도록,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 디자인을 하는거죠. 그래서 제가 하는 디자인 작업은 최대한 ‘배려’에 기울어져 있어요.

 

바다체도 마찬가지예요. 부산바다체는 2010년 부산시에서 무료로 배포한 도시서체의 문제점이였던 중성과 종성의 연결부위를 수정하고, 남들의 눈에 더욱 쉽게 읽히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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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벅|tumblbug.com

서체 만드는 걸 따로 배운 적이 있으신가요?

누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려준 사람이 없었어요. 매뉴얼도 없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미지의 세계라고 생각해도 무방했어요. 주변에 만드는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제가 ‘이거 어떻게 해요.’ 라고 물어볼 성격도 아니어서 일단은 직접 무료 서체 프로그램을 받아서 일일이 다 까봤어요. 다 눌러보고 이렇게 따라 해야겠구나 했죠.

 

서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2350자를 만들어야 하는 걸로 알고있는데, 2350자를 만드는 건 굉장히 고된 일이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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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해주는 사람보다 적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겉으로는 ‘잘했다.’라는 격려는 해줄 수 있지만, 속은 글쎄요. 나오기 전부터도 다들 그랬고 거의 다 만들었을 때도 그랬어요. ‘이게 뭐 되겠어?’라는 식으로요.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해야 하다 보니까 고독했던 점. 그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2250자 만들고 100자 남았을 땐 좀 기대도 됐겠네요?

그런 상상은 했어요. 마지막 글자를 만들면 카페에서 뛰어나가서 미친 듯이 뛰어다녀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안 그러더라구요. 그냥 카페에서 달칵달칵 클릭하고 덤덤하게. 기지개 한번 펴고 끝.

 

만들어진 부산바다체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우리나라에 상업적이지 않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서체는 굉장히 많아요. 하지만 상업적으로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서체는 8개 정도 밖에 없어요. 그중에 하나가 바다체가 될 거예요.

 

서체 디자인 쪽으로 진로를 잡을 계획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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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관심이 있으니까 만들었지만, 서체 디자인에 푹 빠져서 ‘난 이 길만을 걸어가겠어!’라는 생각은 아직 섣부른 판단인 것 같아요. 나중에 바뀔 수도 있는 거고 꼭 그것 하나만을 고집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아직 어리고,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제 욕심에 있어 이 노력은 작은 과정에 불과했다고 생각해요. 저는 항상 머리가 아닌 가슴이 원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게 옳다고 봐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그렇다면 서체 디자인 그 후에 하고 싶은 일은 있나요?

자기 고민을 많이 해놓을 수 있을 때 많이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그래야 다음에 뭘 해야 할지 알지 알 수 있거든요. 고민을 하면 언젠간 답이 나오고, 그 답이 나오고 언젠가 기회가 찾아왔을 때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런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디자인을 정말 좋아하는 걸까.’라고. 그래서 저는 그림도 열심히 그렸지만 다른 일들을 해봤어요, 공모전이나 내 생각이 들어가는 일들 같은 거요. 그런 일들을 하다 보니 조금씩 트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생각해봤을 때 저는 영상 쪽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연출 쪽에요. 그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모든 것에 도전하라

 

처음 인터뷰를 준비할때 그에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인스타그램을 하고, 그냥 부산을 사랑해서 서체를 만든 대학생 정도라고 생각했으며, 막연히 이사람이 서체를 좋아하니 서체 디자이너가 되고싶어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만나보니 생각 외로 달랐다. 그는 서체 디자이너가 되기위해 서체를 만든 것이 아닌 그저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해보는 것 뿐이었다. 어려운 가시밭길 일 것이 뻔히 보이는 서체 제작에 손을 대는 것은 쉬이 용기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 허들을 넘었고 다음번엔 또다른 분야의 높은 허들에 도전하려고 한다.

 

다가오는 한글날 그의 서체를 모두가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며 그의 다음 도전을 응원한다.

 

 

 

2015+써니블로그크레딧_김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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