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Features Culture 25살, 여자나이 "저 지금 꺾이고 있는 게 맞나요?"

25살, 여자나이 “저 지금 꺾이고 있는 게 맞나요?”

25살, 여자나이 “저 지금 꺾이고 있는 게 맞나요?”


어느덧 2011년 신묘년도 토끼의 뜀마냥 껑충껑충 벌써 두 달이 지난 요즘,
주변에서 나이와 관련해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있다.
 
“아, 벌써 네가 25살이니?” 그리고 이어지는 너도 이제 한 물 갔구나 라는 무언의 눈빛들…



이 무언의 눈빛들은 그나마 매우 점잖은 편에 속한다. 이 눈빛들보다도 실질적으로 마음에 팍 하고 와 닿는 씁쓸하고도 너무 잘 알려진 농담이 있다. 마치 여자의 나이가 크리스마스 시즌의 케이크인 냥 비유되는 23살부터 26살 까지의 나이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그대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20대라면 누구나 쉽게 들었을 이야기로 출처는 알 수 없지만 20대 중반을 향해가는 여자들에게 직격탄을 날리는 이야기다. 이 비유는 대략 이러하다.

대체, 이런 여자나이를 가지고 장난 노는

크리스마스 비유는 어디서 튀어나온 것일까?


크리스마스 시즌인 23일 케이크를 사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설레는 마음으로 사람들은 케이크를 구매하고 구경하기도 한다. 이제 그 다음날인 크리스마스 이브 날인 24일,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대한 기쁨과 흥분으로 케이크를 너도나도 구매하고, 없어서 못 팔릴 지경에 이른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이브날 보다는 못하지만 늦게나마 가족들과 함께 케이크를 자르고 싶은 몇몇의 사람들이 케이크를 구매한다. 이른바 본전치기 정도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26일, 더이상 아무도 케이크에 관심이 없다. 남은 케이크들이 어디로 가는지 조차도. 이 비유의 날짜들을 여자의 나이로 환산하면 된다.

참, 어디서부터 튀어나오게 된 비유인지는 알 수 없으나
꽤나 함께 웃을 수 없는 그러니까 쉽게 동의 할 수 없는 비유다.
(게다가 물건에 비유한다는 자체가 심히 마음에 들지 않고 거슬린다.)

25살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의 ‘이 나이’에 해야 할 임무들에 관한 문제다.

이렇게 시작되는 25살 여자 나이의 꺾이는 문제에 관한 건 25살이라는 나이에 한정된 이야기만이 아니다. 매우 이상하게도 이 사회에는 그런 암묵적인 룰 들이 있다.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인데 몇 살에는 꼭 무엇을 해야 한다는 식의 룰 말이다.


“네 나이 몇 살인데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네 나이가 벌써 몇인데 아직도 그런 고민이야?”

이런 시선들을 받고 나면 이런 나날에 시달린다. “이 나이”에 정해진 일들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은행의 대출금에 쫓기듯 초조한 나날들을 이어간다. 그게 연애든 일이든 공부든간에 꼭 “이 나이”에 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어떤 일이든지 누구보다는 조금 느릴 수도 있고 누구보다는 조금 빠를 수도 있는 건데, 사람들은 그 잠깐의 시간을 눈뜨고 보지 못한다. 마치 트랜디 드라마 속 오지랖만 쓸데없이 넓어 사건을 자꾸만 꼬이게 만들어버리는 여주인공처럼. “이 나이”를 먹고도 뭔가를 하지 못하는 그들을 걱정한다. 꼭 25살일 때만이 문제가 아니라 모든 나이가 문제가 되어 도마 위에 오르 내린다.


(25살이라는 한 계단의 나이에 해야할 임무가 지나면
또, 그 다음 올라갈 계단의 나이에 해야할 임무들이 부여된다.)

꼭 뭔가를 해야 하는 “이 나이”
“꺾이는 나이” 그런 건 애초에 없다. 문제는 그런 생각에 져버리는 나 스스로에게 있다.

그런데 실은 이런 생각이 든다. 그런 시선들에 대해서 지나치게 신경 쓰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시선으로 나도 은연중에 남들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이 나이”에 해야 할 임무들에 대해서 집착하게 되는 게 아닐까.”꺾이는 나이”라는 것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니까 이게 나에게 큰일이 되어가고 있는 게 아닐까.

나도 모르게 시답잖은 “이 나이”에 해야 할 임무들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거라면
나도 “꺾이는 나이”가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에 힘을 보태고 있는 셈이다.

(영화 “소라닌”의 한 장면, 데모 CD 녹음을 마친후 주인공 커플이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해변가를 달린다.)

한가로운 오후 어쩌다 튼 TV에서 한 어르신이 커피전문점에서 바리스타로 일하시는 일상을 담은 다큐가 방영되고 있었다. 조금은 느린 동작이지만 하나하나 천천히 정성을 들이는 그 모습에 이런 꺾이는 나이나 생각하고 있는 내 모습이 갑자기 참을 수 없이 우스워졌다. 꺾이는 나이 따위는 처음부터 없었다. 내가 그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있었기 때문에 받아 들였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 나이”에 꼭 주어진다는 임무들도 실은 별로 중요치 않다. 그 임무들은 꼭 통과 해야 하는 필수과제처럼 보이지만 실은 지나치게 상대적이다. 그저 누군가 보다 어떤 일들에 대해서는 조금 느릴 수 있고 다른 어떤 일에 대해서는 조금 빠를 수 있다. 그것보다 오히려 중요한 건 누군가가 만들어 주거나 이야기를 해서 하는 “이 나이”에 치러야 할 임무들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임무들과 그것을 어떻게 실천해 나가느냐에 있다.

뭔가를 꼭 해야 하는 나이라거나 꺾이는 나이 같은 건 사실 애초에 없다.
내 스스로가 나를 가로 막고 있는 것일 뿐일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간에 나이에 고민하지 않고 하고 싶은 걸 펼치며
무게에 짓눌리지 않는 조금은 ‘가벼운’ 20대가 되기를 바라며:)

Posted by 임슬기 (flqpgkxh@hanmail.net)
From 써니블로그 에디터그룹 溫에어 http://blog.besunny.com


 

POPULAR

그렇게 리더그룹이 되었다

15기 리더그룹 워크숍 열심히 살고 싶었다. 고등학생 때 교내 대회, 동아리 활동 등 누구보다도 바쁘게 살았던 나는, 대학교에...

내 2019년을 비춰줘서 고마워

이 자리가 내 자리가 맞나 2018년 12월 14일, 코앞에 있는 시험 때문에 몸에 맞지도...

리더그룹 전국 일주!

인연이란 무엇일까? 우연일까? 필연일까! SK SUNNY 리더그룹을 하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전국의 어마어마한 인연을 떠올린다. 우연적이지만 필연적이었던 그 인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