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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 맛있는 이야기를 얹다

 

 

 

고명을 이용해 행복한 밥상을?

 

‘고명딸’이라는 표현이 있다. 아들만 있는 집안의 외동딸을 가리키는데, 음식 위에 살포시 얹은 고명처럼 아름답고 귀하다는 의미이다. 고명은 지역 방언에 따라 ‘웃기’ 또는 ‘꾸미’라고도 불리며 음식과 함께 먹었을 때 맛을 돋우는 양념의 역할을 한다. 모양과 색을 아름답게 하여 먹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멋을 내는 장식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고명을 얹은 음식은 ‘누구도 손대지 않은 음식’, ‘아무도 먹지 않은 새 음식’, ‘준비한 사람의 세심함과 정성스러움’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또, 고명에는 ‘오방색’이라는 우리나라의 전통 색채 문화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예부터 음양오행의 원리로 이해한 선조들은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 흰색, 검은색 다섯 가지 색을 이용했다. 이에 청주·충북지역의 행복한 밥상은 테마를 ‘오방색 고명’으로 잡고 매주 알록달록 고운 고명을 얹어갔다. 어르신은 행복한 밥상이라는 요리 위에 살포시 얹어진 고명 같은 존재로, 매주 금요일마다 우리와 함께했다. 아름다운 고명의 의미를 생각해보며 청주·충북지역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알록달록 고운 빛깔 이야기

 

원래 매주 요리를 정해놓았었지만, 어르신들의 건강상태와 입맛을 고려해 다음번에 요리할 고명 요리를 정하곤 했다. 초록색 고명에는 브로콜리 수프를, 빨간색 고명에는 딸기 오미자화채를, 흰색 고명에는 배 고명을 얹은 비빔국수를, 검은색 고명을 요리하는 날에는 표고버섯을 얹은 궁중떡볶이를 요리했다. 그중 노란색 고명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 소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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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다음 주는 노란색 고명으로 요리하는데 뭐 만들까요? 뭐 드시고 싶으세요?”

“계란 지단 해서 떡국이나 해 먹을까?”

“오! 할머니 저 진짜 떡국 너무너무 좋아해요!”

 

 

시간이 지나 어느덧 봄이 찾아왔고 봄에 맞게 노란색 고명의 요리를 하는 날이었다. 봄에 어울릴만한 음식을 생각하던 중 (봄과 썩 어울리지 않지만) 어르신뿐만 아니라 써니들의 입맛을 취향 저격한 떡국을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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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어르신과 짝꿍 써니는 달걀노른자를 걸러내 거품기로 휘저었고, 다른 어르신은 무슨 거품기까지 쓰느냐며 숟가락으로 휘휘 젓기도 하셨다. 언제나 그렇듯 요리를 시작하다 보면 어르신들은 당신만의 방법으로 요리를 주도하셨다. 대개 정석대로 요리한 음식보다 어르신 요리법대로 요리한 음식이 훨씬 맛있었다. 그렇게 써니들은 요리 과정에서 ‘어르신 손맛이 이런 거구나.’라고 느낄 정도로 많은 비법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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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계란 지단 뒤집기 시간. 요리에 꽤 자신 있는 써니들이 너도나도 계란지단은 내가 뒤집겠다며 호언장담했다. 써니가 주변 시선과 카메라를 한 몸에 받아 갑자기 긴장했는지 망설이고 있을 때, 한 어르신이 나타나셨다. 김삼연 할머니는 청주·충북지역 행복한 밥상에 정규 참여하는 분이 아니라서 갑작스러운 등장에 모두 당황했지만, 화려한 손놀림에 깔끔하게 뒤집어진 지단을 보고 써니들이 입을 모아 감탄했다. 그 뒤로 김삼연 할머니는 우리 써니들과 종결식까지 함께했다.

 

 

 

 

고명: 행복한 추억을 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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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충북지역의 행복한 밥상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중간에 한 어르신의 건강이 나빠져 다른 어르신이 참여하기도 했고, 사소한 다툼으로 영양사님과 친하던 두 어르신이 그만둔다는 얘기도 하셨다. 그러나 우리 써니들이 어르신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했고, 그 뒤로는 항상 써니들 곁에서 아낌없는 칭찬을 해주셨다. 심지어는 종결식 때 눈물을 보이며 설문지에 ‘또 봐요.’라고 적어주셨다. 어르신의 눈물에 써니들 또한 울컥하였고 어르신과 10주 동안 함께 할 수 있었음에 감사했다.

 

 

매주 알록달록한 요리를 함께 만들면서 가족이 되어버린 어르신들과 써니들. 서툰 솜씨였지만 진심을 담아 함께 했던 10주 동안의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어르신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자 선물이 되었다. 금요일이 오후 1시가 되면 생각나는 어르신들, 어쩌면 어르신들도 금요일 오후 1시가 되면 우리를 생각하시곤 하시지 않을까?

 

 

“할머니, 할아버지!

알록달록한 빛깔의 고명보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훨씬 더 빛나고 아름다워요! 꼭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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