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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고향이 어디야?

 

 

 

내가 1년간 써니 활동을 하며 가장 많이 들어본 질문은 바로 “너 고향이 어디야?”이다. 전국 곳곳에 흩어져있는 대학생들을 모아 놓은 SUNNY 리더그룹. 우리는 한자리에 모일때마다 서로의 공통점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통하는 부분이 있다면 빨리 친해질 수 있기 때문인지, 우리는 대개 이름 다음으로 ‘고향’을 물어본다. 이건 SUNNY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빈번하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에 나는 되묻는다. 네가 생각하는 고향이 뭐야? 라고.

 

 

 

부산일까?

 

 

캡처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국어사전에서 고향은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을 뜻한다. 하지만 내가 태어난 곳이 내가 자란 곳이 아니라면, 그리고 자란 곳이 계속 바뀌었다면 나의 고향은 도대체 어디인 걸까?

 

방송계의 프로 봇짐러가 조세호라면 써니의 프로 봇짐러는 나라고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다. 나는 부산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태어난 지 열흘 만에 서울로 갔다. 외가가 부산에 있어 어머니께서 잠시 부산에 내려가셨을 때 나를 낳으셨기 때문이다. 고작 열흘 산 곳을 고향이라고 말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서울일까? 중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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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했던 잠옷을 입고 아리따운 6살. 서울 집에서.

 

 

 

그럼 나의 고향은 우리 가족이 살고 있었던 서울인 걸까? 나는 서울 은평구에서 자랐다. 아침마다 유치원 친구들과 함께 개천에서 돌다리를 뛰어다니며 논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나는 6살이 된 2001년도에 중국 톈진으로 가게 되었다. 아버지께서 주재원으로 발령이 나셔서 그때부터 중국에 살게 되었고, 난생 처음으로 한국인이 아닌 전 세계에서 온 친구들과 수업을 듣게 되었다. 처음 접해보는 영국 교육과정과 나를 둘러싸고 있는 낯선 친구들 사이에서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었다. 그때 중국은 신호등도 없었고 도로의 절반 이상이 자전거였다. 지금의 발전된 중국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기에, 차차 중국에서의 삶이 익숙해져 갔다. 하지만 3년 뒤 다시 한국으로 귀국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학교 다니는 것이 다시 적응될 때쯤, 나는 다시 중국으로 가게 되었다. 그때 나이는 10살. 10살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쭉 중국 톈진에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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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Tianjin Rego International School

 

 

내가 느끼는 나의 고향은 어디일까? 나의 주체성이 확립될 때쯤 중국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중국에서의 추억이 훨씬 많고 기억도 잘 난다. 하지만 나는 중국에 있는 내내 한국에 돌아가고 싶었고 당장이라도 떠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단 한 번도 편히 중국에서 살아본 기억이 없다. 심지어 중국에서 중국 학교가 아닌 국제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중국에서 살았다는 느낌이 덜했던 것도 한몫한 것 같다.

 

2016년, 대학에 입학하고 난 뒤에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내 고향이 어딘지 더 모르겠다. 서울에 집이 없어 대학교 기숙사와 원룸을 오가며 지냈기에 내 고향을 서울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한국에 있어도 여전히 중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당장이라도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웃긴 사실은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한국이 아닌 미국 워싱턴 D.C.에 있다. 문득 이러다 평생 고향이 어딘지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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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한 2017년을 함께 보낸 사랑스럽고 보고싶은 13기 리더들

 

내가 써니 리더들을 만나 “너 고향이 어디야?”라는 질문을 받으면 이 모든 생각이 한 번에 몰아치며 결국 “고향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다를 것 같아”라는 대답을 한다. 솔직히 지금도 모르겠다. 대신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리더 써니를 홈커밍데이 때 만난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하며 반겨줄 자신이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고향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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