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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쓰여진 인생

완연한 봄, 시작의 계절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새싹이 돋기 시작한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시기. 시작이 불러오는 감정은 다양했다. 때로는 설렘이, 때로는 조급함이, 때로는 아쉬움이 따랐다. 나의 24살의 봄은 휴학으로 시작했다. 나는 이유가 꼭 있어야 하는지는 아직도 의문이지만, 내가 휴학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지금도 열심히 만들고 있는 중이다.

쉽게

윤동주의 <쉽게 쓰여진 시> 중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 시가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 구절은 윤동주의 <쉽게 쓰여진 시>의 한 구절이다. 이 구절을 나의 상황에 맞게 바꾸면 ‘청년은 살기 어렵다는데 / 인생이 이렇게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할 것이다. 나는 청년들의 인생이 그렇게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 인생이 사회의 요구사항으로 인해 너무 뻔하고 쉽게 쓰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내 삶을 돌아보고자 한다. 정말로 쉽게 쓰였을까? 이렇게 살기 어려운데, 쉽게 살아지는 것이 나는 굉장히 부끄러웠다. <쉽게 쓰여진 인생>은 나의 과거를 돌아보는 고백을 통해 독자 역시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공유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한다. 아, 이미지 대신 넣어둔 빨간 테두리 안 여백은 당신이 읽으며 마음껏 채워나가길.

 

한 줄로 쓰여졌던 인생

 

프레젠테이션1

 

한 줄이 필요했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위해서는. 새내기가 되어 동기들과 봄기운을 만끽하며 대학 생활을 즐기고 있을 때, ‘멈추면 안 된다’, ‘생산적으로 살아라’ 등 사회 선배들의 조언이 뒤따랐다. 생산적으로 산다는 것은, 바쁘게 사는 것이자 쉼 없이 산다는 것이자 사람들과 계속 교제한다는 말로 이해하고 나는 열심히 달렸다. 그렇게 살다가 얻은 것은 늘어난 술살과 껍데기에 불과한 한 줄의 이력뿐이었다. 얻은 것이 있는 만큼 내 삶의 여유를 잃었다. 그러다 처음으로 내가 하고 싶었던 활동에 도전해보았다. 한 줄에 그쳤던 것이 이 활동에서는 한 줄로 정리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이야기를 나에게 남겼다. 열정이었다. 그 열정이 나를 움직였고, 내게 무수한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도망치고 싶었던 인생

 

프레젠테이션1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아이에서 해야 할 것이 정해진 아이가 되었다. 내가 하나의 일을 끝내면 다른 일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가령, 대외활동을 끝내면 영어공부가 기다리고 있었고 그 뒤엔 자격증과 취업이라는 산들이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도망치는 심정으로 군대에 갔다. 몸이 힘드니까 잡생각이 들 시간조차 없이 곯아떨어지는 일상이 마음에 들었다. 차츰 여유가 생기면서 나는 나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오랫동안 생각해보니 나는 ‘관종인 척, 잘 사는 척하는 SNS 중독자’, ‘겉으로만 친구인 찌질이’, ‘누군가를 제대로 좋아할 줄 모르던 바보’라는 충격적인 사실에 직면했다.

 

어디에 쓰려는 인생

 

프레젠테이션1

 

전역 후, 나는 휴학을 했다. 불안하다. 남들은 다 열심히 달리는데 나만 멈춰있는 기분이다. 남들은 다 학교 다니면서 해내는 것들을 나만 휴학하고 시간을 쏟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면 괜히 비참해진다. 하지만, 내 선택에 불안은 따라도 후회는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의 기준을 사회가 정한 것 속에서 살지 않기로 했으니까. 나는 지금도 어떻게든 한 발자국씩 천천히 내가 가고자 하는 길로 내딛고 있는 중인 것이다. 오늘도 나에게 최면을 건다. 쓰이기 전에 쓰는 인생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자!

 

괜찮은 인생

 

프레젠테이션1

 

‘쉽게 쓰여졌다’는 말은 자기 반성이기도 하지만, 사실 ‘치열하게 나를 돌아보고 있다’는 성찰적인 문구다. 이 글은 어떻게 사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내가 이렇게 살다 보니까 이런 아쉬움이 있었고 누군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한 번쯤 자신을 돌아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쓴 글이다. 다만, 공통으로 내 인생도, 당신의 인생도 그 모든 인생은 하나도 결코 쉽게 쓰여지는 것이 없으며, 역시나 자신이 만족한다면 괜찮은 인생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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