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Features Culture 도시를 살리는 코워킹스페이스 in 춘천

도시를 살리는 코워킹스페이스 in 춘천

 

 

경춘선 춘천역, 그곳에 무언가 있다

 

여름이 끝나가는 주말 한낮, 청량리역에서 춘천행 ITX-청춘 열차를 탔다. 기차 안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다. 엠티 가는 대학생 무리, 나들이를 가는 가족. 즐거운 소란스러움을 느끼며 기차가 출발했다. 내가 춘천으로 가는 이유는 그 유명한 닭갈비도, 소양강댐도 아니다. 바로 최근 강남권과 대학가에 쉴 새없이 생겨나는 코워킹스페이스에 가기 위해서다. 코워킹스페이스는 독립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업하는 커뮤니티이자 공간이다. 서울에서도 갈 수 있는 코워킹스페이스를 찾아 굳이 춘천까지 기차를 탄 이유는 무엇일까? 이곳에는 다른 곳에는 없는, 색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40년 된 약국이 코워킹스페이스로 변하다

 

한 시간 반 정도를 달려 춘천역에서 내리니 역 앞에서는 춘천닭갈비막국수 축제가 한창이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의 축제를 지나 사거리를 건너자 살짝 오르막인 골목길이 시작되었다.

“분명 코워킹스페이스라고 했는데 이런 골목에 있다고? “

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다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곳은 40년 된 약국을 코워킹스페이스로 개조한, ‘제일약방’이다. 오픈한 지 이제 한 달이 조금 넘은 이곳은 한적한 골목의 교차로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조용하지만 분명히 드러내고 있었다. ‘제일약방’ 의 심중섭 대표님과 진행한 짧은 인터뷰를 소개한다.

 

 

 

 

Q. 대표님께서‘제일약방’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희 스톤키즈는 미디어콘텐츠 스타트업으로써 공동창업자 3명이 함께 영상물을 비롯한 미디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제일약방은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구성된 공간입니다. 저희는 제일약방을 열기 1년 전 이 건물에 입주했고, 현재까지 2층 공간을 스톤키즈의 사무공간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지역을 다니면서 ‘우리 스톤키즈가 더욱 많은 일을 할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지역의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이 결국 우리 스톤키즈가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제일약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제일약방’은 40년 된 약방을 개조한 코워킹스페이스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름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쓰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1980년 지어진 건물에 있는 제일약방은 춘천 미군기지 뒷문으로 나오는 의약품 등을 받아 동네에 판매하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이 일대가 윤락가였는데, 윤락여성들에게 약을 제공했다고 해요. 동네 어르신들께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일약방이 사라지는 것을 방관하기보다는 지키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윤락가였던 이곳은 사람들이 촬영을 꺼려 사진조차 남지 않을 것이기에, 이 공간이 철거되면 여기에 남는 역사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며 저희는 이 공간의 역사를 지키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아픈 과거일지라도요.

 

 

 

Q. 이미 코워킹스페이스가 잘 알려진 서울이나 판교가 아닌 강원도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비싸기도 하고 너무 많기도 합니다. 좋은 개념인데 지역에도 있어야겠죠? 그리고 코워킹 스페이스를 함으로써 저희가 얻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저희는 이 공간에 오시는 분들과 정당한 대가를 주고받으며 거래를 하며 협업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더욱 많은 일, 더욱 가치 있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코워킹 스페이스 중 로컬 코워킹 스페이스의 역할은 일반적인 서울의 코워킹스페이스와 다르게 정말 기초단계에서 많은 부분을 채워줄 수 있습니다. 지역에 분산된 사람들을 모아 각자의 능력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며 서로의 능력에 대해 거래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을 때, 비로소 지역은 자생할 수 있는 곳이 될 겁니다. 그리고 그 분위기 안에서 분명 우리 스톤키즈도 혜택을 볼 것으로 생각합니다.

 

 

 

Q.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니 다양한 모임들이 열리고 있는 걸 보고 저도 기회가 된다면 꼭 참석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제일약방’에서 준비하고 있는 모임이나 행사가 있나요? 

 

 현재 춘천 내에 얼리어답터들을 양성하기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이패드 드로잉 모임과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업무 장비 등을 선보이는 시간도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업무 스타일과 문제 처리 방식에 대해 공유하거나 발표하는 시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모임을 지속적으로 열어 지역에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채워갈 생각입니다. 또한 지역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로컬 콘텐츠에 대한 고민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Q. ‘제일약방’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목표는 탄탄하지만 유연한 네트워킹을 형성하여 제일약방의 멤버를 더욱 많이 모으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제일약방과 같은 공간을 다양한 지역에 오픈해 멤버십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일약방 오픈 주간에 열렸던 네트워킹 파티

 

 

대도시에서 공유와 협업을 외치며 새로운 업무의 형태인 코워킹스페이스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지금, 춘천의 한적한 동네 골목에서 지역을 살리는 코워킹스페이스에 담긴 이야기를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의 화려한 코워킹스페이스도 좋지만, 이번 주말에는 조용한 동네의 코워킹스페이스로 이야기를 찾아 여행을 가듯 발걸음을 옮겨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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