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Features Culture 망원의 전위(Avant-garde) : 9AND BUNKER

망원의 전위(Avant-garde) : 9AND BUNKER

9AND BUNKER

문래 예술창작촌에서의 활동을 기반으로 망원동에 예술 전초기지를 세운 이들이 있다. 바로 시각예술아티스트 에이전시 기반 문화콘텐츠 기업을 지향하는 소셜 벤처 ‘9AND(이하 나인앤드)’이다. 신진 아티스트의 경력단절 문제 해결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미술을 즐기게 하는 것이 소셜 미션이라 밝힌 김태헌 공동대표는 신진 아티스트들의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고 그들과 함께하고, 응원하고, 위안하고자 ‘9AND'(미완의 숫자 9, 함께를 뜻하는 영단어 and의 합성어)라는 이름을 지었다 답했다. 이렇게 망원동에 위치한 그들의 ‘나인앤드 벙커’에는 오늘도 예술을 향해 전진하는 신진 예술가들과 소비자들이 모여든다.

나인앤드 벙커는 망원동에 위치했지만 그들의 시작은 문래의 예술창작촌이었다. 그곳에서 나인앤드는 약 8개월 정도 이색적인 공간에서 즐기는 전시와 미술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나인앤드는 이후 많은 아티스트가 머무는 홍대와 가깝고 전연령층의 소비자들이 모이는 망원시장과, 망리단길이 있는 망원동으로 근거지를 옮겨와 소비자 그리고 아티스트와 꾸준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갤러리와 더불어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하는 나인앤드 벙커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과 소비자들에게 예술을 통한 휴식을 제공하는 도피처로써의 공간임과 동시에 아티스트들이 자신이 원하는 예술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고자 한다. 이런 이들의 의식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9AND LAB’이다. 나인앤드 측이 전체적인 전시와 공간을 나인앤드 벙커라고 지칭한다면 그 속에서 진행되는 전시가 바로 나인앤드 랩이다. 나인앤드 랩의 경우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아티스트들과 작품을 만들고 소통하는 의미를 지닌다고 하는데 아티스트와 예술 향유자들의 만남을 중요시하는 나인앤드의 사고가 잘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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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나인앤드 벙커 인스타그램(9and_bunker)

Choice of 9AND BUNKER

매달 전시를 기획하는 나인앤드 벙커의 이번(취재 당시인 5월 기준) 전시는 일러스트레이터 ‘나무 13’의 작품을 주제로 한다. 쨍하고 청량한 색감의 일러스트가 눈을 사로잡는 작가, 나무 13의 일러스트룰 본다면 누구나 더운 오후를 식혀줄 시원한 음료를 떠올릴 것만 같다. 나인앤드 벙커 역시 한창 더워지는 요즘 나무 13의 이런 작업물을 소비자들에게 소개한다. ‘위약’이란 의미를 갖고 있는 ‘Placebo(플라시보)’라는 주제로 봄이 지나 다시 일상이 지루해질 이 시기에 예술을 통한 일탈을 권하고자 한다는 나인앤드 벙커는 지금 시점 나무 13의 작업물이 어울리는 한 편 이전부터 관심 있었던 팬의 입장에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망리단의 지하요새에서 더위를 식혀줄 나무 13을 보다 깊게 만나보자.

KakaoTalk_20190617_162456771출처 : 나무 13 인스타그램(_tree_13)

Q1) 일러스트 작업물을 봤을 때 쇼와시대(1926-1989) 풍의 그림체가 떠올랐습니다. 애니메이션 퍼펙트 블루곤 사토시처럼 말입니다. 이 시기의 그림체가 작가님께 영향을 미쳤는지, 미쳤다면 어떤 작품이나 작가가 그러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A. 쇼와말기에서 헤이세이 초기까지의 애니메이션, 만화가 영향을 많이 끼쳤습니다. 대체로 가이낙스의 톱을 노려라 라던가,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들, 소노다 켄이치의 건스미스 캣츠 등등.. 그 외에도 일러스트레이터인 야마네 요시타케, 스즈키 에이진, 히사시 에구치, 나가이 히로시 등이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Q2) 인스타를 보니 주로 인물을 그리신 게 많았습니다. 작업물로 주로 표현하고 있으신 게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A. 전 제가 갖고 싶은 걸 주로 그립니다. 물욕이 제 작업의 근간입니다. 그리고 그림만큼은 현실과 동떨어져 좀 밝은 분위기로 그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생각 없이 밝고, 되게 쉽게 소비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Q3) 이번 나인앤드 벙커에서 어떤 경로로 접촉이 되었는지 나인앤드 벙커가 아니더라도 다른 곳과 작업이 있었다면 주로 어떤 수단을 통해 소통하십니까?

A. 메일과 인스타메세지를 통해 연락이 되었습니다. 전 보통 인스타메세지 보다는 메일을 통해 다른 업체들과 일을 처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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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나인앤드 벙커 인스타그램(9and_bunker). 6.14일까지 진행된 나무 13 작가의 전시

Q4) 신진 아티스트, 젊은 아티스트들이 겪는 문제 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하나정도 여쭙고 싶습니다. 또한 어떤 것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A. 아무래도 자기 색깔이 완전히 뚜렷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것을 완전히 드러내지 못하는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림에 철학적인 의미를 자꾸 부여하려다 보니 쉽게 다가가기 힘들게 만드는 점도 어렵게만드는데에 한 부분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분명 모두 자기가 멘토로 삼는 작가들이 한 둘쯤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작가들의 좋은점을 몇가지 벤치마크해서 차용해본 뒤, 거기서 자신의 스타일대로 변형시킬 수 있도록 연구를 거듭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변형없이 답습하여 사용해봤자 하위호환밖에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Q5) 마지막으로 어떤 작가가 되고 싶으신지 여쭙고자 합니다.

A. 그림을 보면 바로 저를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개성을 가진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word of 9AND BUNKER

나인앤드를 알아가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들이 예술의 ‘소통’을 지향한다는 점이었다. 취재 기간 줄곧 나인앤드는 문래동의 활동부터 지금까지 예술가의 작품과 그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체험과 만남을 추구함을 말했다. 진행되는 전시 역시 엄격한 콜렉팅 기준으로 기획된다기보다 대중과의 소통을 원하는 작가들과 함께하며, 매 전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메시지를 찾고자 함을 밝혔다. 나인앤드의 이런 사고를 보다 직접적으로 알리고자 기사 취재를 위해 진행했던 인터뷰 중 몇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전문 삽입한다. 진실성 있는 나인앤드만의 가치가 예술 소비자와 독자들에게 전달되기 바라면서 말이다.

Q) 갤러리의 성격을 가지는 공간인데 벙커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이 인상 깊다. 작년 말 있었던 첫 전시의 이름 또한 방공호였다. 일상의 압박에 지친 이들을 위한 도피처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공간의 이름과 전시의 주제 중 어느 것이 선행했는지 그리고 이 첫 전시에 나인앤드 벙커의 이념이 집약되어 있는가?

A. 일단은 저희가 방공호가 사실은 첫 전시가 아니었습니다. 문래동에서 저희가 게릴라 형식으로 했던 것이 천 전시라고 할 수 있고요. 저희가 프로젝트 이름을 지으면서 약간 나름의 세계관들이 있어요. 저희가 하는 것 중에서도 공간에 갤러리만 있는 게 아니라 아트클래스를 하는 공간도 있어요. 저희가 전체적인 전시를 나인앤드 벙커라고 하고, 아트 클래스를 나인앤드 랩이라고 합니다. 그런 식으로 벙커 안에 있는 예술 실험실이 컨셉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하나하나 저희가 하는 것에 같은 맥락의 이름을 짓고 있어요. 벙커 같은 경우는 느끼시는 것처럼 예술 도피처의 의미를 가집니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나 소비자들에게는 예술 도피처에 와서 이 순간 만에는 잠시 예술을 통해 휴식을 가져라, 즐겨라 이런 의미가 있고 예술가들에게는 이 공간에 와서 만큼은 자기가 하고 싶은 예술을 자유롭게 즐겨라 이런 의미를 양쪽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인앤드 랩의 경우 미술을 통해서 자유롭게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이런 식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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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나인앤드 벙커 인스타그램(9and_bunker)

Q) 매달 한 번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첫 전시였던 방공호 이후 여러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었고 이번 전시는 일러스트레이터 나무 13’이다. 그러나 전시 주제에 있어 매달의 시의성을 다루겠다와 같은 엄격한 법칙이나 기준이 있는지는 알기가 힘들었다. 선정에 특별한 기준이 있는가?

A. 전시 주제, 전시 작가 선정에 엄격한 기준이 있지 않습니다. 같은 재료로도 무수히 다양한 모습의 예술이 나오는데 누군가의 개인 컬렉션이 아닌 이상 엄격한 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논센스 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중과의 소통을 원하는 작가분들과 함께하고 있으며 매 전시마다 비슷한 톤의 전시는 지양하고 있습니다. 나인앤드 벙커는 대중에게 시각예술을 가볍게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따라서 매 전시마다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도록 일상에서 메세지를 찾고는 합니다. 규칙이 있다면 시기에 따라 더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주제에 담는다는 점이 있지만 주제 또한 엄격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으며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Q. 신진 예술가들을 위한 사회적인 사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신진 예술가들의 전시 공간, 판로 문제는 예전부터 지적된 사회문제였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나 에이컴퍼니와 같은 국가기관, 사회적 기업이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지만 부족함이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벙커를 운영하며 현재 신진 예술인 문제에 대해 느낀 점, 언급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무엇인가?

A.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술인들의 문제와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것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미 이전부터 공공기관에서 하지만 잘 해결이 안 되잖아요? 일단 예술인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면 우리나라가 그들이 활동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에요. 한국 통계 자료에 따르면 아티스트의 90% 이상이 다른 직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그 중 절반 이상은 작품을 통한 수입이 전무합니다. 그리고 아티스트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티스트의 평균 연봉이 614만원이라고 하더라고요. 한 달에 한 50만 원 정도를 버는 셈이죠. 그리고 자기들을 보여줄 수 있는 플렛폼도 제한적입니다. 예술인들은 경제적인 부분이나, 자기를 홍보할 수 있는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격고 있다고 저희는 조사했습니다.

반대편으로 가서 소비자인 저희는 미술을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천 명 이상의 고객을 만나 봤을 때 미술이 어려워서 예술을 향유하기 힘들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었거든요. 학문적인 분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대중과 미술 사이의 거리가 존재해요. 저희는 여기서부터 시작을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서 미술을 새롭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미술 시장이 작지는 않아요. 하나의 재테크의 의미로 되고 수억이 남은 작품이 나오고 있긴 한데 이것은 우리나라 미술 시장이 콜렉팅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어 혜택을 보는, 여기에 해당하는 이들은 극소수에요. 그리고 이런 시장 구조는 우리가 더 향유하기 어렵게, 멀게만 느끼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저희 같은 경우, 미술을 콜렉팅이 아닌 체험중심으로, 이색적인 경험 중심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향유할 수 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미술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줌으로서 그들도 충분히 미술을 즐길 수 있다는 걸 인지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맞게 새로운 미술을 소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요새 저희 메인 타켓이 청년층이기 때문에 청년층의 문화 소비 트렌드를 많이 반영해서, 유스컬쳐들을 미술에 많이 반영해서 소비자들에게 계속 보여주고 있어요.

저희가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티스트와 소비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주는 것인데, 전시를 하면서도 계속 그런 살롱을 한다든지, 토킹 스테이지를 한다든지, 파티를 한다든지 이런 콘텐츠를 곁들이거든요. 그런 이유는 아티스트와 소비자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거고, 아트 클래스를 하는 이유도 소비자들과 아티스트들이 만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주는 건데 저희 아트 클래스 같은 경우 단순히 미술을 배우고 스킬을 배우는 게 아니라 소통할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뒀어요.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독서모임이라는 콘텐츠들의 요소를 반영해서 진행하고 있고요.

저희 같은 경우 정부기관이나 다른 부분에서 당연히 노력해야 부분이 맞긴 한데 이슈적인 금전 지원이나 단발적인 일감 조성이 아니라 그들 아티스트 한 명 한 명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미술 시장 자체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미술을 많이 소비해야 하고. 그 첫 번째 단계로 저희는 미술에 대한 진입장벽을 해소하기 위해서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비록 콜렉팅은 아니지만 다른 층위에서 소비 시장을 활성화시키려고 계속 콘텐츠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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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나인앤드 벙커 인스타그램(9and_bunker) 

direction of 9AND BUNKER

이런 나인앤드 벙커는 현재 ‘Placebo-나무 13 개인전’의 마무리 이후 다음 전시인 ‘what is on your mind’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시 역시 벙커가 지향하는 소통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에 대한 답을 완전히 내리지 않은채 관객들이 전시를 찾아와 여기에 대해 같이 작품을 통해서, 관객들의 해석을 통해서 비로소 작품이 완성된다고 한다. 미완의 작품을 관괙과의 소통으로 완성하는 셈이니 그 의미 역시 남다를 것이다.

가장 처음 언급했듯 소셜 벤처 나인앤드는 시각예술 아티스트 에이전시 기반 문화콘텐츠 기업으로의 확장을 꿈꾼다. 김태헌 대표는 경제활동으로의 연결과 예술인들의 PR을 위한 홍보를 에이전시의 키워드로 말했다. 지금의 활동을 넘어 보다 다양한 아티스트는 물론 기업 혹은 정부 기관과 함께하는 일들을 다음 단계로 희망한다는 나인앤드가, 최종적으로 함께 활동했던 아티스트와 그간의 다양한 IP를 통해 진정한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해나가길 응원한다.

김 동희
김 동희
distused25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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