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Insight 1세대의 하루 (with 최귀숙 어르신)

1세대의 하루 (with 최귀숙 어르신)

최귀숙 어르신께서 직접 만드신 명찰

안녕하세요~ 저는 노말노듣에 참여하는 최귀숙입니다. 반갑습니다~

늘 행복한 하루 되세요~

항상 환하게 웃으며 써니를 맞이해주시는 최귀숙 어르신이십니다. 강남구립 논현노인종합복지관에서 독거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노말노듣”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면서, 한편의 영화에 등장하시는 어엿한 주인공이십니다. 명찰에도 적혀있듯이, 행복을 강조하시며 스스로 행복하다고 말씀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으신 최귀숙 어르신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최귀숙 어르신께 너무나도 익숙한, 우리에게 너무나도 낯선 하루를 엿보는 시간을 가져 볼까요?

조금 이르게 시작하는, 아침IMG_4964

인터뷰 영상 촬영 中 최귀숙 어르신

글쓴이 : 안녕하세요, 어르신! 제가 너무 늦게 왔나요?

어르신 : 아니아니, 내가 일찍 일어난거지. 어여 여기 앉아봐~

하루를 엿보고 싶다는 나를 집으로 초대해주신 최귀숙 어르신. 약속한 시간에 맞춰 댁을 방문하는데, 집의 입구부터 이미 달달한 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일찍이 일어나셔서 청소를 마치신 것은 물론, 멀끔한 모습으로 단장까지 마치신 후였습니다. 그리고 조금은 특별한 요리를 하고 계셨습니다.
군것질을 정말 좋아하셔서 하루종일 단 것을 입에 달고 사시는 최귀숙 어르신이십니다. 몇년 전부터 당뇨가 찾아와 식단관리에 힘을 써야 한다는 의사의 당부에 단 것을 끊으려고 노력하시다가 결국 포기하시고, 직접 당을 덜어낸 군것질거리를 만들어 드시기 시작하셨답니다.
솜씨좋은 최귀숙 어르신은 이렇게 매일 아침 간식을 만들어, 그 날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맛보라며 나누어주십니다. 그러니 ‘이날의 간식’이라는 말이 잘 어울립니다. 제가 방문한 이날의 간식은 양갱이었습니다. 태어나서 먹어본 양갱이라고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금박지에 쌓인 연양갱 뿐이었던 저에게, 최귀숙 어르신의 양갱은 단연 베스트 양갱이 되었습니다.

화사한 햇살을 찾는, 낮

짝꿍 써니와 한강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신 최귀숙 어르신
대학생들이 우리를 만나러 와준다는게 얼마나 고마워~
하나같이 다 이뻐~ 미운 얼굴이 하나도 없어. 제일 이쁠 때야.
바빠서 다른 건 못해도, 이건 꼭 할거야!
고맙습니다, 써니. 고맙습니다~
매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최귀숙 어르신과 써니가 만납니다. 프로그램 시간보다 일찍 오셔서, 아침에 만드신 간식을 챙겨 써니들은 물론, 노말노듣 프로그램을 함께 하는 독거 어르신께도 나눠드립니다. 대학생들이 어색한 분위기를 힘들어할 것이라며, 먼저 나서서 또래 어르신들과 대화를 주도해주시는 최귀숙 어르신 덕분에, 노말노듣은 오늘도 화기애애합니다.

혼잡함 속 고요함, 오후

유화로 그림을 그리시는 최귀숙 어르신
어른이 필요한 나이잖아. 얘네한테는 내가 필요하고, 그래서 나도 얘네가 필요해.
내가 애들한테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모르지~?
만약 억만장자였다면, 맞벌이 가정 아동을 위한 단체를 만들었을거야.
복지관에서 써니에게 “선생님들~”이라고 불러주시던 최귀숙 어르신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최귀숙 선생님이 되십니다. 거주하시는 댁 근처에 위치한 초등학교에서 맞벌이 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돌봄 방과후 교실입니다. 특별한 학습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이접기나 요리 등 아이들이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활동을 위주로, 최귀숙 어르신께서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십니다. 집에서 혼자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할 아이들에게 최귀숙 어르신의 손길이 닿아 행복한 방과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노말노듣에서 자체제작한 대화가이드로 소통하는 시간에 최귀숙 어르신께서 해주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만약에> 카테고리 중 질문카드 ‘내가 만약 억만장자라면?’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돈이 많은 사람이 되면 돈이 적은 사람을 위해 쓰고 싶어. 단체도 만들고, 기부도 하고.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는게 아직도 내 꿈”이라고 말씀하시며 지어주신 최귀숙 어르신의 따뜻한 미소를 잊지 못합니다.

짧지만 굵은 하루 끝, 밤

최귀숙 어르신께 글씨를 선물받은 안수연 써니
내가 글씨를 잘써서 이쁜게 아니라, 말이 이뻐서 이쁜거지.
하루 끝에 어르신께서는 취미생활을 하십니다. 하이얀 종이 위에 붓글씨로 “이쁜말”을 적으셔서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곤 하십니다. 의미있는 메시지를 적으셔서 선물해주시는 것이 좋아 오랜 취미로 삼으셨다고 합니다. 오늘은 써니들에게 선물할 글씨를 써주셨습니다.
“당신의 미소 속엔 힘이 있습니다.” 손이 예전같지않아 많이 흔들리고 못나게 적힌다고 괜히 손사레치시지만, 우리에게는 너무 소중한 선물이었습니다. 우리의 미소를 응원하는 메시지 덕분에 마음 속 따뜻함이 가득 차면서 자연스럽게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밤산책. 최귀숙 어르신께서 매일 하루를 마무리하시는 방법입니다. 일부러 댁에서 조금 먼 마트까지 장을 보러 가십니다. 어두운 긴 길을 걸으며 오늘과 안녕하고, 먹을 것은 준비하며 내일과 안녕합니다. 늦은 퇴근을 하느라 지쳐 터덜터덜 스쳐지나가는 젊은이들과 상당히 비교되는, 여유가 가득한 이상적인 하루 끝이었습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여기저기 최귀숙 어르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 부지런히 돌아다니시는 최귀숙 어르신을 하루종일 쫓아다녔습니다. 녹초가 되어버린 저와 달리, 아직 바닥이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가지신 최귀숙 어르신 덕분에, 피곤함을 유쾌함으로 잊었던 하루였습니다. 오늘 하루 저를 당신의 일상으로 초대해주신 최귀숙 어르신께 감사의 말씀을 이 글을 통해 전합니다. 감사했습니다! :)
1세대와 행동반경이 거의 겹치지 않는 3세대로서, 1세대의 일상을 훔쳐보는 마음이 어땠나요? 마치 일상을 공유하는듯한 느낌과 함께, 일상을 함깨하는듯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나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믿고, 믿는 만큼 가까워집니다. 우리가 모르는 어르신들의 그 이상을 알고싶어하는것이 소외가 줄어드는 시작입니다.
안 수연
안 수연
a0315712@hanmail.net

POPULAR

나의 나날을 만들어가다: 오 마이 데이즈

왜 옷인가요? 오 마이 데이즈는 ‘나의 나날을 만들다’라는 의미를 담은 청주 충북지역팀의 우울증 및...

청주충북지역의 아름다운 마지막 순간

기다리고 기다리던 종결 워크숍

“1년 동안 써니 하려면 강인한 멘탈이 필요하다!”

1년 동안 리더하려면 강인한 멘탈이 필요하다. '2019년, 1년 동안 리더그룹으로 활동하며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리더십, 존중, 자발적인 자세, 모두 중요하지만...

콜록콜록! 실내정화식물 키워보는 건 어때?

콜록콜록! 미세먼지의 계절이 왔다. 미세먼지로 뒤덮인 뿌연 하늘을 보고 있으면, 공기청정기라도 한 대 들여놓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