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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딸의 연구 대상, 엄마

마음의 감기, 우울증

몸에 상처가 나면 밴드를 붙이면 되지만, 이런 물리적인 치료를 할 수 없는 상처가 있다. 흔히 우울증이라고도 표현하는 이 상처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마음의 감기이다. 하지만 우리 세대의 우울증과 엄마 세대의 우울증은 감기의 정도가 다르듯, 조금은 차이를 보인다.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는 위대하다. 아이를 낳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기도 하고, 낳은 아이를 20년간 뒷바라지하기도 한다. 바쁜 일상에 스트레스를 풀 수 없었던 엄마 세대는 항상 이런 주제에서 예외로 취급되곤 한다.

세상의 중심이 나로 흘러갈 때, 한편에는 우울증을 겪는 우리 엄마 세대가 있다. 행복한 ‘나’와 우리 가족을 위해 간과해서는 안 될 ‘엄마의 우울증’에 시선을 돌려보자.

스스로 외면하는 엄마 우울증

엄마 우울증은 생각보다 흔하다. 그러나 ‘우울증에 걸리면 안 된다’, ‘우리 가족을 위해 숨겨야 한다’라는 생각에 자신의 감정을 무시해 버리곤 한다. 엄마가 겪는 우울증은 일반 우울증보다 심해지기 쉽다. 애초에 인식하기도, 본인이 인정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남에게 표현하기도 어렵고, 가족에게도 이런 생각과 감정을 쉽게 이야기할 수 없다. 자칫하면 갱년기로밖에 보일 수밖에 없으니.

세상 모든 딸의 연구대상, 엄마

가끔 엄마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느끼는 딸이 많을 것이다.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을 때 무슨 일이 있는지, 갑자기 말이 없을 때 무슨 일이 있는지 생각하곤 한다. 나도 평소 엄마가 일에 지쳐 힘들 때, 눈치도 못 챘다가 이모가 말해주어 알 때가 많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내가 딸로서, 자식으로서 ‘이런 것 하나 눈치채지 못했다니’라는 생각으로 가슴이 아프다. 모든 행동에는 원인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원인을 애써 찾기보다는, 사소한 감정 변화에 예민해지는 엄마를 좀 더 신경 써야 할 것이다. 그렇게 세상 모든 딸의 연구 대상은 엄마가 된다.

우울해도 괜찮아요

엄마가 겪는 우울증은 엄마 혼자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지 않도록 가족, 더 나아가 사회 전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우울증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가족의 지지를 꼽는다. 물리적 지지도 중요하지만, 심리적 지지는 마음의 평화를 찾아주기도 한다. 엄마도 사람이기에 가끔은 우울해도 괜찮다. 세상의 모든 딸이 관심을 갖고 엄마를 바라본다면, 가족은 더 따뜻해지고 마음의 온도는 올라갈 것이다.

조 나현
조 나현
jnh49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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