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Work SUNNY 인생을 나누는 한 끼 식사, ‘인생밥상’

인생을 나누는 한 끼 식사, ‘인생밥상’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평생 살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많다. 그 아픔의 정도가 사람에 따라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비교했을 때의 크기일 뿐 아픔을 겪는 당사자에게는 무엇보다 큰 고통일 것이다.
나 역시 아픔을 겪었고, 그를 계기로 나처럼 아픈 사람의 마음을 알고 싶은 마음에 상담심리치료학과에 진학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처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

역시 시작은 뭐든 쉽지 않지

SUNNY를 만나면서 학교생활 3년 동안 심리 공부를 하며 쌓은 전공지식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우울 문제를 다루고 싶어졌다. 그중에서도 특히 어르신의 우울을 해결해보고 싶었다.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몇 달을 고심한 끝에 어르신들과의 한 끼 식사와 집단상담형식의 티타임 활동을 통해 노인우울증을 예방하는 ‘인생을 담은 밥 한 그릇(인생밥상)’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인생밥상에서는 어르신과 써니가 1:1로 매칭되어 매주 어르신과 식사 전 율동을 하고, 다 함께 식사한 뒤 매주 주제에 맞추어 간단한 집단상담을 진행한다.

활동하면서 어르신 프로그램은 아동 프로그램과 다르게 고려할 점이 참 많다는 것을 느꼈다. 어르신의 건강 상태도 고려해야 했고, 못 드시는 음식도 살펴야 했다. 허리가 아파서 오래 앉아있지 못하시거나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분도 있었고, 글을 모르시는 분들도 많아 많은 부분을 세세하게 신경 써야 했다.


현장에서 어르신들과 직접 만나면서, 내가 상담 공부를 해왔지만 아직 너무나도 부족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단상담을 진행할 때 더 세심한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우울이 뭐 그렇게 쉽게 해결되는 줄 알아?

상반기 활동을 무사히 마무리했지만, 돌아보니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예산이 부족하여 매주 식사 준비를 할 때 어려움을 겪었던 점이 가장 고민이었다. 그래서 하반기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는 식사를 제공받기 위해 많은 기관에 연락해 부탁을 드렸는데, 이 과정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과 시선을 많이 받았다.

우선 생각보다 많은 인원에게 식사를 제공해야 했기에 기관에서 프로그램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을 조심스러워했고, 정말 이 프로그램이 노인우울을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는 분들도 계셨다. 이런 질문과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서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제안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해보게 됐고, 프로그램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생각해봤다.

우울증 예방 프로그램인지 우울증 감소 프로그램인지에 따라 집단원 선별이 다를 수 있으니 집단원 선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몸소 깨닫고, 내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치매 어르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과정을 겪으면서 정말 우울이라는 것이 쉽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의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해

다행히도 상반기에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어르신들과 기관에서 너무 좋아해 주셔서 프로그램에 관한 자신감이 생겼다.

그 이후에 한 번 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내가 계속 진행을 맡아서 하지 않고 누구라도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가 SUNNY에서 이 활동을 끝내더라도 이 프로그램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누구든지 매뉴얼을 보고 프로그램을 이해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참고하도록 예시 대본이 들어있는 매뉴얼 책자를 개발했다.

지금은 매뉴얼의 초안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내년에 김해시정신건강복지센터 선생님들과 함께 더 전문적이고 구체적으로 매뉴얼을 개발할 예정이다. 앞으로 내가 없는 곳에서도 이 책자를 보고 많은 사람이 프로그램을 진행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노인 우울이라는 것이 처음에는 어렵게만 느껴졌지만, 활동하면서 우리가 어르신들께 거창한 것을 해드리기보다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느꼈다. 앞으로도 이 따뜻한 마음이 모이고 모여서 많은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손 정아
손 정아
wjddk24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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