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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희망의 불꽃

2020년 4월부터 시작한 상반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사이버 범죄 예방 프로그램 ‘희망의 불꽃’.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약 1300만 원 가량의 후원금을 모아 10월 15일 강남역 2호선에 광고를 게시하며 마무리됐다.

내가 기획한 첫 번째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우여곡절이 정말 많아 애착이 가는 희망의 불꽃. 활동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희망의 불씨가 타오르다

리더그룹에 지원하기 전부터 항상 디지털 성범죄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예전부터 꾸준하게 제기됐지만, 본질은 전혀 바뀌지 않은 채 갈수록 수단과 방법만 치밀하게 바뀌며 지속되던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보며 나름대로 이 문제를, 이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항상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보란 듯이 꾸준하게 발생하는 끔찍한 사건, 그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들을 보며 무력감을 느꼈고 어서 이 사회에 변화의 불씨가 하루빨리 타오르길 간절하게 바랐다.

사실 1월, 프로그램 기획 초기에는 오프라인으로 접근하기가 조금 어려웠고 SUNNY에서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주제이기에 다른 사회문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 프로그램을 온라인 기반으로 기획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왔고, 이참에 내가 정말 해결하고 싶었던 디지털 성범죄 문제, 새롭게 접근해보자는 마음으로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로 마음먹었다.

텀블벅에 쏘아올린 광고 프로젝트, 점화(點火)

‘희망의 불꽃’은 SNS 콘텐츠 제작을 통해 왜곡된 성 의식 및 디지털 성범죄 문제의식을 바로잡기 위한 SNS 콘텐츠 제작 활동,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텀블벅 펀딩 활동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중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변수가 많았다.

수익금 사용 목적으로 처음부터 대중교통 광고 캠페인을 기획한 것은 아니었다. 프로그램을 기획 초기 단계에서는, 수익금 전체를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텀블벅에 2020년부터 후원금 기부를 목적으로는 모금이 불가하다는 규정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고, 수익금으로 디지털 성범죄 문제에 기여할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그러던 중 디지털 성범죄의 고리를 끊어내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반짝 이슈가 되었다가 점차 여론에서 잊히는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지속하도록 유도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특정 다수에게 꾸준히 노출되는 대중교통 광고가 디지털 성범죄 근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기에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방향을 변경했다.

목표금액과 예산 설정, 불안함

크라우드 펀딩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목표금액 설정’이다. 목표금액에 따라 달성률이 좌우되며,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또한 100%를 달성해야 결제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목표 금액이 낮아도, 높아도 위험 부담이 크다. 너무 낮게 잡으면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 채로 프로젝트가 성공하고, 높게 잡으면 금액 달성도 쉽지 않고 달성률도 빠르게 오르지 않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펀딩 진행 과정에서 가장 고민이 많았던 부분 중 하나가 목표금액 설정과 예산 배분의 문제였다. 수익을 내고, 그 수익금으로 대중교통 광고를 게시해야 했기에 이를 진행할 수 있는 최소 금액을 설정해야 했다. 또 목표금액 자체가 수익금이 아니고 모인 금액에서 제작비 + 포장비 + 배송비 +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이 순수익이 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했다.

광고비용 때문에 150만 원의 목표금액을 잡았지만, 리워드 금액대가 크지 않았기에 위험부담을 많이 안은 채 출발했다. 제작비와 배송비 예측이 어려운 상태였기에 우리가 세운 목표금액과 수익금이 맞는지 걱정이 상당했다.

프로젝트 홍보, 예상치 못한 결과

또 다른 고민은 홍보 문제였다. 같은 금액을 후원받아도 목표 금액에 따라 채워지는 수치가 다르기 때문에 금액을 낮게 잡을수록 상대적으로 퍼센트가 빠르게 올라간다. 그렇게 되면 상승률이 높다고 판단되어 인기 추천 프로젝트에 오르고, 그러면 또 그 카테고리를 타고 유입되어 또 퍼센트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프로젝트는 앞서 말했다시피 최소 광고비용 때문에 리워드 가격에 비해 목표금액을 굉장히 높게 잡은 편이라, 달성 퍼센트가 굉장히 느리게 채워졌다. 그러다 보니 사용자 유입이 상대적으로 적어 텀블벅 내부에서는 홍보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모인 금액이 클수록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기에, 포기하지 않고 트위터, 인스타 광고 및 댓글, 메시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했다. 처음에는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속상했는데, 그 홍보를 보고 파생된 후원 독려 글에 많은 분이 찾아와주셔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결국 예상보다 훨씬 많은 1024명이 펀딩에 참여해주셨고 1300만 원 이상의 후원금을 채우며 펀딩을 종료할 수 있었다.

광고, 그리고 희망의 불꽃 점화의 시작

생각보다 훨씬 많이 모인 후원금 덕분에 초기 목표로 잡았던 강남역에 광고를 게시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행복하기만 했는데, 이후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우선 디자인에 대한 부담감으로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았다.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광고인만큼 강렬하면서도 디지털 성범죄 근절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이 나와야 하는데, 내 생각처럼 표현되지 않아 속상했다. 또 원하는 자리가 나지 않아 일정이 꼬이기도 했고, 의견광고 처리로 서울교통공사 심의를 거치느라 시간이 소요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할 만큼 너무 멋진 결과물이 완성됐다. 오고 가는 많은 분이 우리의 광고를 보는 것을 보며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조금이라도 사회적인 관심을 끌어낼 수 있었다는 사실에 뿌듯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이 많이 들었다.

위에 언급한 일 이외에도 여러 가지 사건들로 인해 힘들었던 적이 정말 많았다. 도중에 번아웃이 오기도 했고 ‘과연 이 방법이 맞는 걸까’, ‘의미가 있을까’에 대한 수많은 고민에 밤잠을 설친 적도 많았다.

하지만 수많은 지인이 희망의 불꽃 관련 글을 보았다며 연락해줬고, 하반기 프로젝트에 지원한 분들 중 일부는 ‘희망의 불꽃을 통해 SUNNY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 써니의 이미지가 희망의 불꽃을 통해 바뀌었다고 하신 분도 계셨다. 걱정했던 것보다는 디지털 성범죄 근절의 메시지가 사회에 닿았다는 사실에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너무나도 멋진 소중한 팀원들, 응원해준 사람들과 함께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기획 단계인 3월부터 10월까지 정말 오랫동안 공들였던, 내 인생에서 가장 열정적인 순간을 함께한 희망의 불꽃. 떠나보내려니 홀가분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써니에서 진행한 ‘희망의 불꽃’ 프로젝트는 이렇게 마무리됐지만,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희망의 불꽃은 이제 진정한 시작이다. N번방이 수면 위로 올라온 지 9개월 정도 흘렀지만, 여전히 디지털 성범죄는 수많은 여성의 삶을 위협하고, 지금도 제2의 N번방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디지털 성범죄가 근절되는 그 날까지 희망의 불꽃은 언제까지나 타오를 것이다.

<디지털 성범죄 근절 광고하기 – 희망의 불꽃 점화 (點火) > 텀블벅 사이트 : https://tumblbug.com/flameofhope

희망의 불꽃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sksunny_flameofhope/

희망의 불꽃 웹사이트 : https://flameofhope.creatorlin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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